현대차, 폭스바겐 중국 1위 이끈 디자이너 로스비 영입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경쟁력 재건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디자이너를 영입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고성능차 개발담당에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지난 2월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상무)에 이진우 제너럴모터스(GM) 수석연구위원을 선임하는 등 글로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 폭스바겐 중국 1위 이끈 디자이너 로스비 영입
현대차는 폭스바겐그룹 중국디자인센터장인 사이먼 로스비(50·사진)를 현대차그룹 중국기술연구소의 현대차 디자인담당 상무로 임명한다고 6일 밝혔다. 로스비 상무는 이달 중순부터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있는 중국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현대차가 중국에 출시하는 차량 디자인을 총괄한다.

현대차는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로스비 상무가 맡을 중국디자인담당 임원 자리를 신설했다. 로스비 상무는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과 함께 현대차 중국 디자인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한다. 또 폭스바겐 중국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인재를 확보하는 역할도 맡는다.

로스비 상무는 영국 런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 이언 컬럼 재규어 수석디자이너 등이 영국왕립예술학교 출신이다.

로스비 상무는 1991년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시작했고 2001년부터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일했다. 2008년 폭스바겐그룹의 중국디자인총괄로 임명됐다.

폭스바겐의 중국 전용 모델인 산타나, 라비다, 중국형 파사트 등을 디자인해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1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상하이자동차, 이치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랜 기간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연구해온 로스비 상무를 영입해 중국 디자인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31만여 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었다. 기존 차량의 디자인 노후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부족에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친 탓이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를 통해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3대 시장의 디자인센터에 세계적 스타 디자이너를 배치했다. 슈라이어 총괄사장, 동커볼케 전무의 리더십 아래 상무급인 크리스토퍼 채프먼 미국디자인센터장, 토마스 뷔르클레 유럽디자인센터장(이상 BMW 출신), 로스비 중국디자인담당이 각 지역을 맡는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 현대스타일링담당으로 벤틀리에서 이상엽 상무를, 올해 초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에 부가티에서 알렉산더 셀리파노브(이사)를 영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