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확 늘린 은행들
올 들어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조이자 자영업자 대출을 늘려 수익을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기준)은 약 160조원으로 지난 1월에 비해 5조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네 은행의 가계대출이 2조원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이 55조83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1월에 비해 2조원가량 대출을 늘렸다.

다음으로 신한은행(35조4541억원), KEB하나은행(34조8809억원), 우리은행(33조7977억원) 순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3조~4조원가량 높여 잡았다”며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는 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방침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정부의 총량규제 탓에 늘릴 수 없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기업대출이어서 이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중소기업 등 법인대출에 비해 우량 자영업자 대출은 부실률도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우량 자영업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창업 사관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연간 120여 명의 자영업자를 선발해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고 창업 브랜드 발굴도 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외식업 컨설턴트인 김유진 씨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달에는 서울, 부산 등 전국을 순회하면서 ‘자영업자 로드쇼’도 열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데, 자영업자의 경영 안정을 돕는 게 은행으로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9월부터 음식점, 소매업, 네일아트 등 예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점포입지 선정, 상권분석, 자금관리 등을 해주는 ‘KB소호창업컨설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