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7일 오후 3시21분

사모펀드와 손잡은 키움증권…아주캐피탈 인수 나선다
키움증권이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국내 5위 캐피털 업체인 아주캐피탈을 인수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국내 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PEF에 출자하기로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2014년 문을 연 웰투시는 올초 금호고속 홍콩법인 지분 49%를 사들이며 주목받은 PEF 운용사다. 웰투시는 현재 아주산업 및 아주모터스가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하는 협상을 아주그룹과 단독으로 벌이고 있다.

인수금액은 아주캐피탈 인수대상 지분의 시장가치(지난 5일 종가 기준 3374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웰투시가 만드는 펀드에는 키움증권 외에 우리은행도 출자하기로 한 만큼 인수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고객에게 자동차 구매자금(오토론) 등을 대출해주는 회사다. 낮은 금리로 돈을 조달해 높은 금리로 대출해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에 불과한 탓에 ‘AA’를 웃도는 경쟁업체에 비해 자금조달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B업계에선 우리은행(기업신용등급 AAA)과 국내 10위 증권사인 키움증권(AA-)이 출자한 PEF가 대주주가 되면 아주캐피탈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조달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획대로 인수합병(M&A)이 되면 아주캐피탈은 ‘조달금리 하락→실적 개선→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주캐피탈 매각 가격이 5000억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JC 플라워가 2015년 애큐온캐피탈(옛 KT캐피탈)을 인수할 때의 주가순자산비율(PBR·0.8배)을 적용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매각대상 지분(74.03%)의 가치만 468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 주식은 현재 PBR 0.57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익환/정영효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