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대 절반 '월세살이'
서울시민 세 명 중 한 명은 월셋집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가 전세 비중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30대의 월세 거주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진 데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월세로 사는 주거 형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가 8일 발표한 ‘2017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민의 주거 형태 가운데 월세 비중은 31.3%다. 서울서베이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 비중(26.2%)을 넘어섰다. 자가주택 비중은 42.1%로 꾸준히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월세 거주자 증가는 30대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에 사는 30대 시민 가운데 월세 주택 거주자 비중은 45.6%로 전년(41.5%)보다 4.1%포인트 늘었다. 2005년(19.4%)과 비교하면 11년 새 2.4배 급증한 수준이다. 30대가 집을 사기에 녹록지 않은 데다 집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인식도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0대도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월세 거주자다. 지난해 50대의 월세 거주 비중은 22.4%로, 한 해 전 13.8%에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자가주택 거주 비중은 61.6%에서 52.7%로 낮아졌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센터장은 “50대의 가장 큰 보유 자산은 집”이라며 “집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는 50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인 가구 확대도 월세 거주 비중 증가의 배경이라는 게 서울시의 진단이다. 서울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9.9%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나 홀로 가구’라는 의미다. 2인 가구 비중은 24.9%다. 1~2인 가구를 합하면 전체의 54.8%에 달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44.9%)다. 중구(37.8%)와 종로구(37.5%), 광진구(36.9%) 등이 뒤를 잇고 있다.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34세 청년층(29%)으로 조사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