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 닥터'로 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
하루 8000보 걸으면 500원(포인트)씩 적립해주는 스마트밴드, 자전거 페달 밟는 횟수와 달리기 보폭까지 측정해 주는 스마트워치….

국내외 웨어러블 기기 업체들이 다양한 헬스케어(건강), 스포츠 기능 등으로 차별화한 스마트밴드·워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처럼 단순히 스마트폰과 연계한 앱(응용프로그램) 기능만으로는 시장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손목 위 닥터'로 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
◆걸음 자세 틀어지면 ‘경고’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직토는 걸음 자세를 교정해 주는 스마트밴드 ‘직토워크’를 선보인 데 이어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직토워크는 동작 센서를 장착해 손목 스윙의 속도, 각도, 회전량 등을 측정해 사용자의 걷는 습관을 분석한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으면 진동과 함께 ‘PH’(PHONE) 경고, 구부정한 걸음으로 걸으면 ‘HU’(HUNCH) 경고를 해준다.

직토는 SK플래닛과 제휴를 맺고 직토워크 이용자들이 하루 8000보 이상 걸으면 OK캐쉬백 500포인트도 준다. 김민석 직토 이사는 “다른 회사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더 챌린지’ 앱도 최근 선보였다”며 “사용자끼리 걸음 수 경쟁을 할 수 있고,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도 해준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녹십자헬스케어와 손잡고 헬스케어 전문 서비스 ‘더밸런스멤버십’도 선보였다.

글로벌 웨어러블 업체인 핏비트는 사용자의 움직임과 심박수 등을 측정해 세분화된 수면 분석이 가능한 스마트밴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핏비트의 알타HR, 블레이즈, 차지2와 같은 기기는 사용자의 움직임과 몸 상태를 분석해 얕은 잠, 깊은 잠, 렘(REM·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 있는 상태) 수면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핏비트는 2010년부터 측정한 40억 건 이상의 수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수면학회에서 핏비트의 수면 분석 효과가 검증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철인3종 등 스포츠 특화 웨어러블

미국 웨어러블·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문회사인 가민은 철인3종 경기 등 스포츠 마니아를 겨냥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포러너935’를 지난 7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24시간 심박수 모니터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운동 강도와 활동량을 조정해 훈련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러닝 다이나믹 포드’라는 기구를 허리춤에 착용하면 자전거 페달 밟는 횟수, 달리기 보폭 등의 여섯 가지 생체역학적 측정도 가능하다.

가민이 지난 4월 국내 시장에 내놓은 피닉스5 시리즈는 등산, 수영, 마라톤 등 각종 스포츠에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가민코리아 관계자는 “피닉스5는 스마트워치 모드에서 최대 14일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체성분 분석 전문업체인 인바디는 지난달 말 스마트밴드 신제품 ‘인바디밴드2’를 출시했다. 손목에 착용하고 디스플레이 상·하단 전극부에 두 손가락을 대면 근육량과 체지방률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바디 앱과 연동하면 측정 데이터를 관리할 수도 있다”며 “스쿼트, 런지, 벤치프레스 등 12가지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