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ohn Taggart/Bloomberg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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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자신의 '수사중단 압력'을 폭로한 데 대해 직접 대응을 자제한 채 백악관과 개인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 정보위에서 수사중단 압력, 충성심 요구 등이 있었다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나온 직후 보수단체인 '믿음과 자유 연맹' 주최한 워싱턴 콘퍼런스의 연설에서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들이 거짓말하고, 그들이 방해하며, 그들이 증오와 편견을 퍼뜨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옳을 일을 하는 데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증언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누군가의 '공격'에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했던 '불같은' 반응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나오는 동안 트윗을 통해 실시간으로 직접 대응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관측이 빗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조용한 상태다.

코미 전 국장 증언 관련 글은 물론, 다른 일반적인 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프럼프 대통령은 대신 백악관과 변호인을 통해 대신 잘 '조율된'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공식이든, 실질적이든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누구에 대한 수사도 코미에게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카소위츠는 또 "대통령은 코미에게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발표한 것은 자신의 섣부른 대응이 사태를 더욱 꼬일 수 있게 만들고, 또 이것이 특검수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증언을 통해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떤 면에서는 러시아 수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에서 내가 해임된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명령'하지는 않았지만, '플린을 놔주길 바란다'는 그의 요청을 사실상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