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저항 획기적으로 줄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가세
경차와 맞먹는 16.2㎞/L 연비
여섯 달 연속 판매 1만대 돌파 경쟁차량 제치고 흥행돌풍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만2595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달보다 144.8% 뛰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본격 판매에 들어간 이후 여섯 달 연속 1만 대(신·구형 합계)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신형 그랜저는 안전 운전을 돕는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1986년 1세대 모델이 나온 뒤 30여 년간 발전을 거듭하면서 한층 똑똑해졌다.
가장 돋보이는 건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지능형 안전 기술 ‘현대 스마트 센스’다. 현대 스마트 센스는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과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시스템(ABSD), 자동 긴급제동시스템(AEB),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으로 구성됐다. 운전자의 집중도가 떨어졌을 때 차량이 차선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막아주고 전방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정지시킨다. 사각(死角)지대에 차량이 있는 줄 모르고 차로를 바꾸려고 하면 차량이 알아서 반대쪽 뒷바퀴에 제동을 걸어 안전성을 높여준다.
이와 함께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와 차체제어시스템(ECS) 등도 장착했다. 차체 평균 강도를 34% 끌어올리고,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보다 9.8배 확대 적용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을 썼다.
차량 앞유리에 주요 주행 정보를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사양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신형 그랜저는 준대형 세단을 넘어 친환경차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올 4월 초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달까지 3084대 판매됐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59마력의 세타Ⅱ 2.4 MPI 엔진과 38㎾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얹었다. 배터리 용량은 1.76㎾h로 이전 모델(1.43㎾h)보다 커졌다. 배터리를 트렁크 하단부로 옮겨 트렁크 용량도 키웠다.
L당 16.2㎞로 경차에 버금가는 연비는 최대 강점이다. 전면부 그릴을 자동으로 여닫는 ‘액티브 그릴 셔터’는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여준다. 현대차는 배터리 평생 보증 서비스와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한 10년·20만㎞ 보증 등을 제공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오랜 시간 고급차 이미지를 쌓아왔다”며 “법인 차량 수요 등과 맞물려 내수시장에서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