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매각 앞둔 SK증권…대주주 지분율 10% 불과한 까닭
SK(주)의 SK증권 지분 10% 매각이 증권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의 지분만 확보하면 자기자본 4234억원(3월 말 기준) 규모의 증권사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어서다. SK증권은 소액주주가 전체 지분의 83.88%를 보유하고 있다. SK(주)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0.4%다. 나머지는 우리사주 조합(2.7%) 등이 갖고 있다.

대주주 지분이 10%에 불과한 이유는 금산분리법 규정에 따라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SK네트웍스가 갖고 있던 SK증권 지분 22.7%가 문제가 됐다.

SK네트웍스는 지주회사인 SK(주)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비금융 지주회사(자회사 포함)가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금지한 금산분리법에 따라 SK네트웍스는 SK증권 보유 지분을 2년 내(2009년 7월) 팔아야 했다.

당시 몇몇 증권사가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지분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분 처분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받은 SK(주)는 시한인 2011년 7월을 넘겨 이듬해 매각 대상자를 확정했다. SK C&C와 우리사주조합에 각각 10%, 7.7%를 매각하고 나머지 5%는 장외에서 팔았다. SK C&C가 지주사 SK(주)의 자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2015년 SK(주)와 SK C&C가 합병해 SK(주)가 출범하면서 다시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비금융 지주사인 SK(주)는 SK증권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시한인 오는 8월까지 처분해야 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당초 지주사와 지분관계가 없는 SK그룹 계열사가 증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봤지만 SK는 다른 선택을 했다. 공개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는 500억~6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경영권 안정을 위해 인수자가 지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2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증권의 모태는 1955년 설립된 신우증권이다. 1982년 태평양화학에 인수된 뒤 태평양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1992년 선경그룹(현 SK그룹) 계열에 편입된 뒤 선경증권이 됐다가 다시 SK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올 1분기 매출은 1446억2500만원, 영업이익은 129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9.5%, 179.9%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4671억4900만원, 영업이익 78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