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하늘을 닮은 바다…힐링 숲…파스텔색 수국이 반겨주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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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호강하고…몸은 즐겁고…입까지 행복한 '여름 삼다도'
색다른 바다 맛볼수 있는 설쿰바당
예비부부들이 꼭 찾는 송당마을 숲
보롬왓에선 메밀꽃과 라벤더가 합창
바람에 몸을 맡기는 오름열기구 투어
아이들과 함께 '바릇잡이' 즐길 수도
깅이튀김·자리물회 등 별미 꼭 맛봐야
색다른 바다 맛볼수 있는 설쿰바당
예비부부들이 꼭 찾는 송당마을 숲
보롬왓에선 메밀꽃과 라벤더가 합창
바람에 몸을 맡기는 오름열기구 투어
아이들과 함께 '바릇잡이' 즐길 수도
깅이튀김·자리물회 등 별미 꼭 맛봐야
여름 제주는 눈부시다. 바다로 향한 길은 포말을 머금고 반짝이는 비늘을 아스팔트 위에 떨어뜨린다. 바다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주 바다는 지역마다 색깔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다. 여름 제주 숲은 또 어떤가. 햇살이 나무에 부서지며 수풀 사이로 떨어지고 솔바람이 향긋하게 코끝을 스치고 지나간다. 애플망고에 자리물회까지 맛볼 수 있는 제주의 여름은 풍성하고 싱그럽다.
여름 제주의 절정 하늘을 닮은 바다
화산섬 까만 바위와 하얀 모래톱 사이 켜켜이 쌓인 바다 위의 바다. 폴짝 뛰어가면 저 먼 바다에 닿을 듯 길을 내어준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김녕성세기해변은 다양한 색깔의 바다가 빗살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보석처럼 투명한 용천수가 돌담을 간지럽히며 바다를 향해 물을 흘려보내는 함덕서우봉해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함덕서우봉해변의 용천수탕은 이국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멀리 떨어진 서우봉은 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려는 듯 귀를 기울인다.
한림읍에 있는 협재해변과 비양도 사이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사이사이 마주한 검은색 바위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또 날씨에 따라 늘 새로운 컬러를 그려내는 바다. 이 모든 색을 품고 있는 곳이 여름 제주 바다다.
제주의 이색적인 바다 중 한 곳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용머리해안 일대와 사계 포구에 이르는 설쿰바당이다. 바람 때문에 쌓인 눈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의 ‘설쿰’. 설쿰바당은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가 섞여 있는 해변으로 단단히 굳은 모래바위 사이에 숭숭 구멍이 뚫린 것이 매력적인 곳이다. 사계포구를 지나면 하모리층이라고 불리는 적갈색의 퇴적암층이 있는데 3500년 전 송악산에서 분출한 화산에서 흘러나온 화산재가 해안가에 쌓인 곳이다. 제주 바다 풍경 중에서도 독특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떠오르는 해가 사람을 설레게 한다면 저무는 해는 쓸쓸하면서도 아름답다. 푸른 바다와 닿아 있는 이호테우해변의 빨간 말등대는 해가 지면서 더 붉어져 아름답다. 한경면 고산리의 당오름에 오르면 코발트빛 바다가 붉게 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차귀도부터 물들이기 시작한 석양이 자구내포구와 당오름까지 밀려와 붉게 자신을 감싸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 또한 색다르다.
푸른 숲과 수국이 화사한 풍경
여름 제주 숲의 절정을 보려면 제주시 구좌읍 송당마을로 가야 한다. 길고 곧게 뻗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숲과 작게 나 있는 오솔길은 때로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송당마을의 삼나무 길은 웨딩 스냅사진을 찍으려는 예비부부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푸른 숲에서 더 순백으로 도드라지는 드레스, 그 안의 신부가 더 아름답게 빛나기 때문이다.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소원 비는 길로 알려진 송당리는 제주 신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오름에 둘러싸여 있어 포근한 느낌을 주는 데다 그려내는 능선이 아름다워 마을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여름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절물자연휴양림이다. 작게 오밀조밀 달려 있는 꽃들을 보호하려는 듯 큰 잎으로 받치고 있는 새우란. 산비탈이나 숲속 음지에서 진한 노란색의 빛을 발하는 새우란은 남부지방과 제주에 자생하는데 제주에서는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삼나무가 수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청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조성해놓아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맡으며 걸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피어 있는 종달리 수국길의 수국은 연보라 파스텔 색깔로 바다와 어우러진다. 하도초등학교 쪽에는 진한 보라색 수국이 그림처럼 피어 있다.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영주산 산수국길은 푸른 산수국이 피어 있는 모습이 절경이다. 이 밖에도 김녕해안도로 화순해안도로 등에서도 수국을 볼 수 있고, 한림공원 등에서 수국축제가 열린다. 푸른 들판 속에 소복이 쌓인 꽃눈. 바람부는 밭이라는 뜻의 보롬왓의 6월은 메밀꽃으로 뒤덮여 있다. 흡사 눈이 덮인 것처럼 순결한 기쁨을 주는 것은 그곳에 담긴 농민들의 땀과 수고가 더해져서일 것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약 33만㎡에 걸쳐 있는 보롬왓의 메밀꽃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절정이다. 6월에는 라벤더가 만개해 메밀꽃과 보라색 라벤더의 조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름에 즐기는 제주의 모험
여름 제주는 모험과 체험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그중 바릇잡이는 아이와 어른 모두 좋아하는 바다 체험이다. 물이 빠져 나간 바닷가나 얕은 바다에서 손으로 보말, 조개, 미역 등을 채취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채취한 수산류로 요리를 해먹을 때의 감동도 커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사람이 많다. 제주에는 대정 신도, 제주 도두, 조천 함덕, 서귀포 대포, 성산 시흥 등 40여 개의 일부 마을어장을 개방하고 있어 바릇잡이를 즐길 수 있다. 단 마을어촌계에서 일반인을 위해 어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채취가 금지된 곳에는 들어가면 안 되며 수경 등 전문장비를 갖추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금지된다.
어장이 전면 개방된 신도에서는 미역, 조개를 잡을 수 있다. 일부 개방된 대포에서는 보말과 해삼, 함덕에서는 보말과 톳, 도두에서는 보말 미역 게, 시흥에서는 바지락 등을 잡을 수 있다. 성산에서 오조리 사이의 성산 오조리 어촌계 앞쪽 바다는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게 개방했다.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 조석 예보에서 체크하면 된다.
송당에서 펼쳐지는 오름열기구 투어도 꼭 해볼 만하다. 열기구를 타고 100m 상공으로 올라가면 브로콜리처럼 몽글몽글 피어난 숲과 동그란 분화구가 한눈에 보인다. 아부오름, 용눈이 오름과 체오름 등의 오름 군락, 미니어처만 한 마을과 소떼 풍경, 그리고 성산일출봉 너머 바다까지 감동스럽다. 열기구 자유비행 상품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목장지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영국 캐머런벌룬즈가 제작한 열기구는 최대 16명이 탈 수 있으며 하루에 한 번 동이 트기 전, 약 50분 운항한다. 바람이 가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도 다르고 이착륙 장소가 변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매주 토요일 1300K 옆 공터에서 ‘토요일은 송당에서 놀자’ 이벤트가 8월26일까지 열린다. 푸드트럭에서 더덕셰이크와 아이스더덕을 판매하며 현장 인증샷 이벤트, 사진 공유 이벤트, 소원 빌기 체험 등의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빙수와 깅이, 자리물회까지 맛의 향연 여름 제주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빨간 사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애플망고는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산 애플망고는 비싸지만 당도가 높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호하는 과일이다. 애플망고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깅이는 게의 제주말로 5월부터 바닷가나 갯벌에서 잡히기 시작한다. 칼슘과 인 등이 풍부해 신경통과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녀들이 자주 먹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깅이를 이용해 튀김과 조림, 죽 등 다양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바릇잡이로 깅이를 잡은 뒤 튀김이나 조림 요리를 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리물회를 먹을 줄 알면 제주 도민이 다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자리물회는 제주에서 즐길 수 있는 별미 향토 음식이다. 자리를 잘게 토막낸 뒤 된장과 채소를 넣어 무친 다음 물을 부은 뒤 제피나뭇잎 가루를 넣어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요즘은 된장 대신 고추장을 넣어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한 맛으로 만드는 식당도 있다.
자리는 살아있을 때 꼬리 쪽에 빛나는 동전 모양의 보라색 빛이 특이하고 아름다운 도미과 어류. 특히 5월부터 잡히는 봄 자리는 여름 자리에 비해 뼈가 부드럽고 식감이 좋아 겨우내 봄을 기다리듯 봄 자리를 기다리는 제주 도민에게 인기가 많다.
중문 바다·한라산이 한눈에 … 켄싱턴호텔서 '스파 파티' 제주 켄싱턴호텔이 여름휴가 시즌을 겨냥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루프톱에서 이색 파티와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서머&스파티’ 패키지를 내놨다.
제주 켄싱턴호텔의 루프톱은 중문 바다와 한라산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야외 수영장과 이탈리아 퀴진 하늘오름, 피트니스센터, 태닝존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특1급 호텔 최초의 성인 전용 수영장인 스카이피니티 풀은 제주의 푸른 바다와 360도 파노라마로 제주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최고 전망과 시설을 자랑한다. 수영장 옆 샴페인 바 클럽하우스는 매일 밤 흥겨운 풀사이드 파티가 열려 20~30대들이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 중 하나다.
이번에 패키지에 포함된 스파티(sparty)는 스파(spa)와 파티(party)의 의미가 담긴 합성어로, 스파 풀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기는 신개념 파티다. 헝가리에서는 야외 온천에서 즐기는 클럽을 뜻하는 스파티가 고유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아 유럽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관광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제주 켄싱턴호텔에서는 처음에 풀사이드 파티로 오픈한 버블 파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지난 4월부터 스파티를 운영 중이다.
서머&스파티 패키지에는 마운틴뷰 딜럭스룸 숙박과 아침 또는 점심을 선택하는 뉴브런치 서비스(2인)가 포함돼 있다. 뉴브런치 서비스는 아침 식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아침이나 점심을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월드퀴진 뷔페 ‘라올레’와 제주 한식퀴진 ‘돌미롱’, 이탈리안 퀴진 ‘하늘오름’, 풀사이드 카페 ‘더 테라스’ 등 호텔 내 네 곳의 레스토랑 중에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선케어와 베리떼의 더블컷 선스틱 EX, 베리 굿모닝&나잇 마스크 세트 등을 주고 루프톱 태닝존과 스카이피니티 풀, 사우나 무료 이용 등이 포함돼 있다.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은 대형 LED(발광다이오드)볼과 레이저 등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디제이 제로(ZERO)의 하우스 뮤직 퍼포먼스와 이탈리안 팝페라 듀오와의 팬텀 오브 오페라 컬래버레이션 공연, 마시멜로를 구워먹는 파이어 마시멜로 스테이션과 함께 다양한 칵테일 및 와인, 스낵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스파티 또는 이탈리안 듀오의 감미로운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와인을 즐기는 골든 홀리데이 파티 중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7월14일부터 9월3일까지. 가격은 45만원부터.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여름 제주의 절정 하늘을 닮은 바다
화산섬 까만 바위와 하얀 모래톱 사이 켜켜이 쌓인 바다 위의 바다. 폴짝 뛰어가면 저 먼 바다에 닿을 듯 길을 내어준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김녕성세기해변은 다양한 색깔의 바다가 빗살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보석처럼 투명한 용천수가 돌담을 간지럽히며 바다를 향해 물을 흘려보내는 함덕서우봉해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함덕서우봉해변의 용천수탕은 이국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멀리 떨어진 서우봉은 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려는 듯 귀를 기울인다.
한림읍에 있는 협재해변과 비양도 사이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사이사이 마주한 검은색 바위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또 날씨에 따라 늘 새로운 컬러를 그려내는 바다. 이 모든 색을 품고 있는 곳이 여름 제주 바다다.
제주의 이색적인 바다 중 한 곳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용머리해안 일대와 사계 포구에 이르는 설쿰바당이다. 바람 때문에 쌓인 눈에 구멍이 뚫린다는 뜻의 ‘설쿰’. 설쿰바당은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가 섞여 있는 해변으로 단단히 굳은 모래바위 사이에 숭숭 구멍이 뚫린 것이 매력적인 곳이다. 사계포구를 지나면 하모리층이라고 불리는 적갈색의 퇴적암층이 있는데 3500년 전 송악산에서 분출한 화산에서 흘러나온 화산재가 해안가에 쌓인 곳이다. 제주 바다 풍경 중에서도 독특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떠오르는 해가 사람을 설레게 한다면 저무는 해는 쓸쓸하면서도 아름답다. 푸른 바다와 닿아 있는 이호테우해변의 빨간 말등대는 해가 지면서 더 붉어져 아름답다. 한경면 고산리의 당오름에 오르면 코발트빛 바다가 붉게 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차귀도부터 물들이기 시작한 석양이 자구내포구와 당오름까지 밀려와 붉게 자신을 감싸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 또한 색다르다.
푸른 숲과 수국이 화사한 풍경
여름 제주 숲의 절정을 보려면 제주시 구좌읍 송당마을로 가야 한다. 길고 곧게 뻗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숲과 작게 나 있는 오솔길은 때로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송당마을의 삼나무 길은 웨딩 스냅사진을 찍으려는 예비부부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푸른 숲에서 더 순백으로 도드라지는 드레스, 그 안의 신부가 더 아름답게 빛나기 때문이다.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숲길을 만날 수 있다.
소원 비는 길로 알려진 송당리는 제주 신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오름에 둘러싸여 있어 포근한 느낌을 주는 데다 그려내는 능선이 아름다워 마을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여름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절물자연휴양림이다. 작게 오밀조밀 달려 있는 꽃들을 보호하려는 듯 큰 잎으로 받치고 있는 새우란. 산비탈이나 숲속 음지에서 진한 노란색의 빛을 발하는 새우란은 남부지방과 제주에 자생하는데 제주에서는 절물자연휴양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삼나무가 수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청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조성해놓아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맡으며 걸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피어 있는 종달리 수국길의 수국은 연보라 파스텔 색깔로 바다와 어우러진다. 하도초등학교 쪽에는 진한 보라색 수국이 그림처럼 피어 있다.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리는 영주산 산수국길은 푸른 산수국이 피어 있는 모습이 절경이다. 이 밖에도 김녕해안도로 화순해안도로 등에서도 수국을 볼 수 있고, 한림공원 등에서 수국축제가 열린다. 푸른 들판 속에 소복이 쌓인 꽃눈. 바람부는 밭이라는 뜻의 보롬왓의 6월은 메밀꽃으로 뒤덮여 있다. 흡사 눈이 덮인 것처럼 순결한 기쁨을 주는 것은 그곳에 담긴 농민들의 땀과 수고가 더해져서일 것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약 33만㎡에 걸쳐 있는 보롬왓의 메밀꽃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절정이다. 6월에는 라벤더가 만개해 메밀꽃과 보라색 라벤더의 조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름에 즐기는 제주의 모험
여름 제주는 모험과 체험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그중 바릇잡이는 아이와 어른 모두 좋아하는 바다 체험이다. 물이 빠져 나간 바닷가나 얕은 바다에서 손으로 보말, 조개, 미역 등을 채취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채취한 수산류로 요리를 해먹을 때의 감동도 커 가족 단위로 체험하는 사람이 많다. 제주에는 대정 신도, 제주 도두, 조천 함덕, 서귀포 대포, 성산 시흥 등 40여 개의 일부 마을어장을 개방하고 있어 바릇잡이를 즐길 수 있다. 단 마을어촌계에서 일반인을 위해 어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채취가 금지된 곳에는 들어가면 안 되며 수경 등 전문장비를 갖추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금지된다.
어장이 전면 개방된 신도에서는 미역, 조개를 잡을 수 있다. 일부 개방된 대포에서는 보말과 해삼, 함덕에서는 보말과 톳, 도두에서는 보말 미역 게, 시흥에서는 바지락 등을 잡을 수 있다. 성산에서 오조리 사이의 성산 오조리 어촌계 앞쪽 바다는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게 개방했다. 물때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 조석 예보에서 체크하면 된다.
송당에서 펼쳐지는 오름열기구 투어도 꼭 해볼 만하다. 열기구를 타고 100m 상공으로 올라가면 브로콜리처럼 몽글몽글 피어난 숲과 동그란 분화구가 한눈에 보인다. 아부오름, 용눈이 오름과 체오름 등의 오름 군락, 미니어처만 한 마을과 소떼 풍경, 그리고 성산일출봉 너머 바다까지 감동스럽다. 열기구 자유비행 상품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목장지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영국 캐머런벌룬즈가 제작한 열기구는 최대 16명이 탈 수 있으며 하루에 한 번 동이 트기 전, 약 50분 운항한다. 바람이 가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도 다르고 이착륙 장소가 변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매주 토요일 1300K 옆 공터에서 ‘토요일은 송당에서 놀자’ 이벤트가 8월26일까지 열린다. 푸드트럭에서 더덕셰이크와 아이스더덕을 판매하며 현장 인증샷 이벤트, 사진 공유 이벤트, 소원 빌기 체험 등의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빙수와 깅이, 자리물회까지 맛의 향연 여름 제주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빨간 사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애플망고는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산 애플망고는 비싸지만 당도가 높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호하는 과일이다. 애플망고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깅이는 게의 제주말로 5월부터 바닷가나 갯벌에서 잡히기 시작한다. 칼슘과 인 등이 풍부해 신경통과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녀들이 자주 먹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깅이를 이용해 튀김과 조림, 죽 등 다양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바릇잡이로 깅이를 잡은 뒤 튀김이나 조림 요리를 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리물회를 먹을 줄 알면 제주 도민이 다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자리물회는 제주에서 즐길 수 있는 별미 향토 음식이다. 자리를 잘게 토막낸 뒤 된장과 채소를 넣어 무친 다음 물을 부은 뒤 제피나뭇잎 가루를 넣어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요즘은 된장 대신 고추장을 넣어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한 맛으로 만드는 식당도 있다.
자리는 살아있을 때 꼬리 쪽에 빛나는 동전 모양의 보라색 빛이 특이하고 아름다운 도미과 어류. 특히 5월부터 잡히는 봄 자리는 여름 자리에 비해 뼈가 부드럽고 식감이 좋아 겨우내 봄을 기다리듯 봄 자리를 기다리는 제주 도민에게 인기가 많다.
중문 바다·한라산이 한눈에 … 켄싱턴호텔서 '스파 파티' 제주 켄싱턴호텔이 여름휴가 시즌을 겨냥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루프톱에서 이색 파티와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서머&스파티’ 패키지를 내놨다.
제주 켄싱턴호텔의 루프톱은 중문 바다와 한라산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야외 수영장과 이탈리아 퀴진 하늘오름, 피트니스센터, 태닝존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특1급 호텔 최초의 성인 전용 수영장인 스카이피니티 풀은 제주의 푸른 바다와 360도 파노라마로 제주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최고 전망과 시설을 자랑한다. 수영장 옆 샴페인 바 클럽하우스는 매일 밤 흥겨운 풀사이드 파티가 열려 20~30대들이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 중 하나다.
이번에 패키지에 포함된 스파티(sparty)는 스파(spa)와 파티(party)의 의미가 담긴 합성어로, 스파 풀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기는 신개념 파티다. 헝가리에서는 야외 온천에서 즐기는 클럽을 뜻하는 스파티가 고유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아 유럽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관광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제주 켄싱턴호텔에서는 처음에 풀사이드 파티로 오픈한 버블 파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지난 4월부터 스파티를 운영 중이다.
서머&스파티 패키지에는 마운틴뷰 딜럭스룸 숙박과 아침 또는 점심을 선택하는 뉴브런치 서비스(2인)가 포함돼 있다. 뉴브런치 서비스는 아침 식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지 않아도 되도록 아침이나 점심을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월드퀴진 뷔페 ‘라올레’와 제주 한식퀴진 ‘돌미롱’, 이탈리안 퀴진 ‘하늘오름’, 풀사이드 카페 ‘더 테라스’ 등 호텔 내 네 곳의 레스토랑 중에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선케어와 베리떼의 더블컷 선스틱 EX, 베리 굿모닝&나잇 마스크 세트 등을 주고 루프톱 태닝존과 스카이피니티 풀, 사우나 무료 이용 등이 포함돼 있다.
2박 이상 투숙하는 고객은 대형 LED(발광다이오드)볼과 레이저 등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디제이 제로(ZERO)의 하우스 뮤직 퍼포먼스와 이탈리안 팝페라 듀오와의 팬텀 오브 오페라 컬래버레이션 공연, 마시멜로를 구워먹는 파이어 마시멜로 스테이션과 함께 다양한 칵테일 및 와인, 스낵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스파티 또는 이탈리안 듀오의 감미로운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며 와인을 즐기는 골든 홀리데이 파티 중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7월14일부터 9월3일까지. 가격은 45만원부터.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