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대로 쓸어담을까?"…LG전자 vs 다이슨, 무선청소기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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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핸디청소기 시장 급성장, 외국기업 주도
LG전자, 신제품 내놓으면 본격 추격 예상
LG전자, 신제품 내놓으면 본격 추격 예상
LG전자가 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 업체 다이슨과 정면대결에 나선다. LG전자가 'LG 코드제로 청소기'의 신제품을 내놓기로 하면서다.
LG전자는 오는 12일 이 청소기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지만, 일부 백화점을 중심으로는 제품이 전시됐다. LG전자가 내놓을 청소기는 '무선핸디스틱 청소기'로 외형만 놓고 봤을 때에는 다이슨 V8과 유사하다.
때문에 일부 블로거들과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슨에 필적할 만한 '엘지슨'이 나왔다", "가격은 좀 착하려나", "이러다가 '삼성슨'도 나오는 게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나올 신제품만 놓고 보면 LG전자가 다이슨을 추종하는 모양새지만, 청소기 시장을 전통적으로 주도한건 LG전자였다. 선점하려는 LG전자와 떠들썩하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다이슨 간의 티격태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다이슨의 무리수, LG전자의 소송
LG전자와 다이슨의 악연은 1년8개월 전인 201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다이슨을 상대로 호주연방법원에 허위광고 금지소송(final injunction)을 제기했다.
다이슨이 무선 청소기 V6 제품 광고에 “가장 강력한 무선 청소기(the most powerful cordless vacuums)”, “다른 무선 청소기 흡입력의 두 배(twice the suction power of any cordless vacuums)” 문구를 사용하면다.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 제품인 '코드제로 싸이킹'을 내놓은 터였다. LG전자에 따르면 코드제로 싸이킹 흡입력은 최대 200W(와트)로 다이슨 V6제품의 두 배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다이슨은 100AW(에어와트)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선청소기의 핵심은 '배터리'와 '모터'로 요약된다.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와 강력한 모터로 흡입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다. 세계적인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 모터 기술을 고도화해온 LG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일 수 있다.
다이슨의 지나친 자부심은 국내 시장 진출에도 표출됐다. 지난해 2월 다이슨이 서울에서 국내 언론사 기자와 블로거를 초청해 자사의 청소기와 LG전자 등의 무선 청소기를 대상으로 비교 시연을 했다.
LG전자는 직후 다이슨을 상대로 부당한 비교 시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공식 요청하는 서한을 다이슨 창립자 겸 수석엔지니어 제임스 다이슨과 최고경영자 맥스 콘체에게 보냈으나, 다이슨 측은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표시광고법 위반 등으로 다이슨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부당 비교광고에 따른 표시광고법 위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LG전자는 다이슨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모두 취하했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외국 기업 주도로 성장
LG전자가 다소 예민해 보일 정도로 강력하게 나오는 데에는 시장의 성장성과도 무관치 않다. 국내 청소기 시장은 큰 성장없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양분해왔다.
하지만 무선청소기 시장이 열리면서 청소기 시장은 급격히 변화를 맞게 됐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지난해에만 60%가 성장했다. 다이슨이 1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필립스, 일렉트로룩스 등 외국 업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높은 가격대에도 편리성과 실용성, 디자인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관심을 끄는가 싶더니 입소문을 타고 급격하게 성장했다. 미세먼지가 늘고 반려견과 생활하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요인이다. 바닥 외에도 청소할 곳이 늘면서 무선핸디 청소기의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가전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못폈던 외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신제품 출시나 프로모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랑스의 테팔도 최근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본사 임직원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그들이 우선적으로 선보인 제품은 무선청소기인 '에어포스 360 무선청소기'였을 정도다.
LG전자는 무선 청소기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03년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시작으로 2013년 ‘코드제로 침구킹(침구청소기)’, 지난해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까지 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노하우가 결집됐다면 LG전자의 핸디스틱 청소기는 기대할만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 업체들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대폭 향상했고 LG전자의 역량을 최대한 담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LG전자는 오는 12일 이 청소기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지만, 일부 백화점을 중심으로는 제품이 전시됐다. LG전자가 내놓을 청소기는 '무선핸디스틱 청소기'로 외형만 놓고 봤을 때에는 다이슨 V8과 유사하다.
때문에 일부 블로거들과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슨에 필적할 만한 '엘지슨'이 나왔다", "가격은 좀 착하려나", "이러다가 '삼성슨'도 나오는 게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나올 신제품만 놓고 보면 LG전자가 다이슨을 추종하는 모양새지만, 청소기 시장을 전통적으로 주도한건 LG전자였다. 선점하려는 LG전자와 떠들썩하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다이슨 간의 티격태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다이슨의 무리수, LG전자의 소송
LG전자와 다이슨의 악연은 1년8개월 전인 201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다이슨을 상대로 호주연방법원에 허위광고 금지소송(final injunction)을 제기했다.
다이슨이 무선 청소기 V6 제품 광고에 “가장 강력한 무선 청소기(the most powerful cordless vacuums)”, “다른 무선 청소기 흡입력의 두 배(twice the suction power of any cordless vacuums)” 문구를 사용하면다.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 제품인 '코드제로 싸이킹'을 내놓은 터였다. LG전자에 따르면 코드제로 싸이킹 흡입력은 최대 200W(와트)로 다이슨 V6제품의 두 배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다이슨은 100AW(에어와트)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선청소기의 핵심은 '배터리'와 '모터'로 요약된다.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와 강력한 모터로 흡입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다. 세계적인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 모터 기술을 고도화해온 LG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일 수 있다.
다이슨의 지나친 자부심은 국내 시장 진출에도 표출됐다. 지난해 2월 다이슨이 서울에서 국내 언론사 기자와 블로거를 초청해 자사의 청소기와 LG전자 등의 무선 청소기를 대상으로 비교 시연을 했다.
LG전자는 직후 다이슨을 상대로 부당한 비교 시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공식 요청하는 서한을 다이슨 창립자 겸 수석엔지니어 제임스 다이슨과 최고경영자 맥스 콘체에게 보냈으나, 다이슨 측은 이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표시광고법 위반 등으로 다이슨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부당 비교광고에 따른 표시광고법 위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LG전자는 다이슨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모두 취하했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외국 기업 주도로 성장
LG전자가 다소 예민해 보일 정도로 강력하게 나오는 데에는 시장의 성장성과도 무관치 않다. 국내 청소기 시장은 큰 성장없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양분해왔다.
하지만 무선청소기 시장이 열리면서 청소기 시장은 급격히 변화를 맞게 됐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지난해에만 60%가 성장했다. 다이슨이 1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필립스, 일렉트로룩스 등 외국 업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높은 가격대에도 편리성과 실용성, 디자인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관심을 끄는가 싶더니 입소문을 타고 급격하게 성장했다. 미세먼지가 늘고 반려견과 생활하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요인이다. 바닥 외에도 청소할 곳이 늘면서 무선핸디 청소기의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가전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못폈던 외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신제품 출시나 프로모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랑스의 테팔도 최근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본사 임직원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그들이 우선적으로 선보인 제품은 무선청소기인 '에어포스 360 무선청소기'였을 정도다.
LG전자는 무선 청소기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003년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시작으로 2013년 ‘코드제로 침구킹(침구청소기)’, 지난해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까지 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노하우가 결집됐다면 LG전자의 핸디스틱 청소기는 기대할만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 업체들의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대폭 향상했고 LG전자의 역량을 최대한 담았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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