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추정가 8억~12억원에 나온 단색화 거장 정상화의 2006년작 ‘무제 06-10-15’. 고령토와 물을 섞어 화면을 만든 뒤 ‘뜯어내기’와 ‘메우기’라는 반복 작업을 통해 수만 개의 작은 네모꼴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에 도전한다.
국내 미술품 최고가 1~6위를 석권하고 있는 김환기의 종이 작품 ‘산월’과 ‘새와 달’은 각각 추정가 2500만원, 35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장욱진의 1988년작 ‘노인’(1200만원), 화려하고 밝은 이미지로 제주 생활의 즐거움을 표현한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600만원)’,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알래스카의 풍경을 표현한 이성자의 작품(900만원) 등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온다.
해외 작품으로는 파블로 피카소, 조지 콘도,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비롯해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키스 해링, 야요이 구사마 등 쟁쟁한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도 두루 출품된다.
왕실 관련 작품과 기록화, 도자기 등 희귀한 고미술품도 새주인을 찾는다. 1848년 조선 헌종의 생일축하연 모습을 그린 ‘호숭첩’(呼嵩帖·1억~2억원), 조선 후기 ‘동국여지지도’, 정조의 친필, 추사 김정희의 글씨,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호암 이병철의 휘호, 백자호 등이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국제 미술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타고 있어 국내시장도 조만간 조정기를 벗어날 것”이라며 “이번 경매에 국내외 근현대 화가, 단색화, 고미술품을 고루 내놓는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13일까지 신사동w 본사 전시장에 전시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