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16일까지 상표권 사용 협조해달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상표권 사용 협조를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2일 주주협의회(채권단 회의)를 열고 박 회장 측에 오는 16일까지 상표권 사용 협조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 측은 박 회장이 지난 9일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매각을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 상표권 사용 협조를 한 번 더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을 갖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더블스타 측의 상표 사용 조건으로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제시했다. 당초 채권단에서 제안한 사용기한(5년 보장·15년 선택 사용)이나 사용료율(0.2%)보다 높은 강도다.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내건 조건이 사실상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거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측이 16일까지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에선 상표권 사용 불가로 매각 작업이 어려워질 경우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회수, 추가 유동성지원 불가 방침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결정에 대해 금호산업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을 하기 전에 상표권 소유주와 먼저 사용료율, 사용기간 등을 협의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금호산업이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정한 조건인데 산은 등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지적하는 것 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지은/박재원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