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청문회' 때 울먹인 김광림의 조언…"실세 장관·참모에 기죽지 말고 정책 이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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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원 선배가 본 김동연
농고·상고 출신의 '동병상련' 30년…후배지만 참 배울 점 많은 사람
성공한 부총리의 조건
내각·청와대에 시민단체 출신 포진…'이상'과 '현실' 접점 끌어내는 역할을
대통령 자주 만나 해법 찾아야
농고·상고 출신의 '동병상련' 30년…후배지만 참 배울 점 많은 사람
성공한 부총리의 조건
내각·청와대에 시민단체 출신 포진…'이상'과 '현실' 접점 끌어내는 역할을
대통령 자주 만나 해법 찾아야
“김동연 부총리는 돈, 학벌, 인맥 없이 여기까지 왔다. 저를 포함해 모든 선배가 함께 일하고 싶어하던 믿음직한 공무원이었다. 정부와 야당 의원이라는 관계를 넘어 함께 일했던 동료로서 한국 경제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부총리가 되길 기원한다.”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던 오후 9시께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마지막 질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의 어려웠던 시절을 소개하던 도중 감정에 복받쳐 울먹이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가 공식일정을 시작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려 했는데 자제가 잘 안됐다”며 “비록 야당 의원이지만 아무래도 인간인지라 오랜 직장 선배, 동료로서의 감정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농고(안동농림고), 김 부총리는 상고(덕수상업고) 출신에 어려운 형편에서 힘들게 공부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을 많이 느꼈다”며 “직장 선후배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최근까지 오랜 친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과거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30년 넘게 동고동락한 선후배 사이다. 1988년 김 의원이 경제기획원 문교예산과장을 맡았을 당시 김 부총리는 과 사무관이었다. 김 부총리가 1993년 미국 미시간대 유학 시절, 정책학 박사논문에서 김 의원의 이름을 특별히 언급하며 감사를 표할 정도로 선후배 사이가 각별했다. 1994년 김 의원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낼 때 김 부총리는 직속 행정관으로 일했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를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자기관리가 철저해 윗사람이 좋아하는 후배”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아끼는 후배에게 ‘뼈있는 조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경제신문이 5월20일자로 보도한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의 역대 부총리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며 “역대 성공한 부총리는 모두 대통령과 자주 소통한 분이었는데 이번 정부는 대통령 지근거리에 참모와 실세 장관이 많아 기죽지 않고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된다”고 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수현 사회수석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결국 김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최대한 자주 만나 현안에 대한 소신과 해법을 말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김 부총리가 실세 참모, 장관들과도 충분히 소통해 ‘최대 공약수’를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깥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강한 주장을 펼쳤던 분들도 막상 책임있는 자리를 맡으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그분들에게 현실을 이해시키면서 정책을 리드해야 하는 게 김 부총리 역할”이라고 했다.
‘따뜻한 리더십’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재부엔 부하직원의 10%만으로 일하면 평균, 30%까지 끌어내면 아주 훌륭한 리더라는 말이 있다”며 “김 부총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안아 조직을 100% 가동시키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당 의원으로서 김 부총리와 상임위에서 조우하게 될 김 의원은 “앞으론 통화도 자제하고 만남을 최대한 삼갈 것”이라며 비판자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완곡히 표현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회가 막바지로 접어들던 오후 9시께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마지막 질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의 어려웠던 시절을 소개하던 도중 감정에 복받쳐 울먹이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가 공식일정을 시작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려 했는데 자제가 잘 안됐다”며 “비록 야당 의원이지만 아무래도 인간인지라 오랜 직장 선배, 동료로서의 감정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농고(안동농림고), 김 부총리는 상고(덕수상업고) 출신에 어려운 형편에서 힘들게 공부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을 많이 느꼈다”며 “직장 선후배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최근까지 오랜 친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과거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30년 넘게 동고동락한 선후배 사이다. 1988년 김 의원이 경제기획원 문교예산과장을 맡았을 당시 김 부총리는 과 사무관이었다. 김 부총리가 1993년 미국 미시간대 유학 시절, 정책학 박사논문에서 김 의원의 이름을 특별히 언급하며 감사를 표할 정도로 선후배 사이가 각별했다. 1994년 김 의원이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지낼 때 김 부총리는 직속 행정관으로 일했다. 김 의원은 김 부총리를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자기관리가 철저해 윗사람이 좋아하는 후배”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아끼는 후배에게 ‘뼈있는 조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경제신문이 5월20일자로 보도한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의 역대 부총리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며 “역대 성공한 부총리는 모두 대통령과 자주 소통한 분이었는데 이번 정부는 대통령 지근거리에 참모와 실세 장관이 많아 기죽지 않고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된다”고 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수현 사회수석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결국 김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최대한 자주 만나 현안에 대한 소신과 해법을 말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김 부총리가 실세 참모, 장관들과도 충분히 소통해 ‘최대 공약수’를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깥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강한 주장을 펼쳤던 분들도 막상 책임있는 자리를 맡으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그분들에게 현실을 이해시키면서 정책을 리드해야 하는 게 김 부총리 역할”이라고 했다.
‘따뜻한 리더십’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재부엔 부하직원의 10%만으로 일하면 평균, 30%까지 끌어내면 아주 훌륭한 리더라는 말이 있다”며 “김 부총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안아 조직을 100% 가동시키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당 의원으로서 김 부총리와 상임위에서 조우하게 될 김 의원은 “앞으론 통화도 자제하고 만남을 최대한 삼갈 것”이라며 비판자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완곡히 표현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