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700억원이 몰린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에 이어 인출식연금펀드(RIF·retirement income fund)가 새로운 연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삼성자산운용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 한국형 RIF’를 내놓은 데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RIF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RIF는 가입할 때 퇴직금 등 목돈을 투자하면 투자 규모에 따라 매달 정해진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대수명이 지난 뒤에도 일정 수준의 현금이 남아 있도록 설계해 기대수명보다 오래 살 때를 대비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삼성자산운용은 55세에 퇴직한 남성이 퇴직금으로 받은 3억원을 자사 RIF에 투자한다면 매달 62만~11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달 받는 금액은 물가상승분만큼 매년 늘어난다.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80세)에 도달하는 25년 뒤에도 이 고객이 투자한 원금이 절반 이상 남아 있을 확률이 99%라는 게 삼성자산운용 측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캐피털그룹과 손잡고 RIF 상품을 내놨다. 미국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4~6개 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재간접상품이다. 캐피털그룹의 각 펀드는 글로벌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담고 있어 세계 70여 개국 650여 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존 연금 상품은 원금을 보장하는 데 집중해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후자금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운용하면서도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업계 3위 자산운용사인 티로프라이스와 협력해 올 3분기 안에 RIF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TDF 상품 출시부터 티로프라이스와 협력해왔다. 한화자산운용은 구체적인 상품 출시 계획은 없지만 검토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