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은 지난해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생산직에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임금체계를 도입해 주목받았다.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현장 직원의 주도적 생산·품질관리가 정착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 사례발표회를 열었다. 오삼일 LG이노텍 노경기획팀장은 이 자리에서 “2014년 초부터 2년 가까이 노동조합과 월 1회 이상 세미나를 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건비 총액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부분을 명확히 한 덕분에 2015년 말 성과·역량기반 인사제도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인건비 인상률 전체 재원은 동일하게 책정하면서 근로자 개개인의 평가에 따라 이를 차등분배하는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개별 근로자는 성과에 따라 더 받거나 덜 받을 수 있지만, 전체 근로자의 임금 파이는 과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하위등급은 절대평가로 결정해 회사가 특정 직원의 고과를 일부러 낮게 주려 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했다.

평가 지표는 성과 70%, 역량 30%로 구성했다. 성과에 대한 평가는 반장·계장 등 감독자급의 경우 맡은 조직의 목표 달성과 구성원 역량 육성으로, 일반 직원은 생산성(40%)·품질(40%)·개선제안활동(20%)으로 한다.

반장이 1차, 계장이 2차로 평가하며 임원과 반장, 계장이 모두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다. 연 2회 중간점검을 거쳐 직원에게 개선점을 제시하는 ‘케어코칭’을 한다. 직원들의 케어코칭 만족도를 감독자급의 성과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상향평가 체제도 갖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