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부동산 경매…낙찰가율 78.8% 역대 최고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법원 경매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법원 경매에 나온 경매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78.8%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경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 최고치는 2008년 5월의 78.2%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인 90.7%를 기록하며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4월 4.3명에서 지난달 4.2명으로 줄었다.

최고가 낙찰 물건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에 있는 조선무약 소유의 공장 및 토지였다. 2011년 5월 경매시장에 나온 이후 6년여 만에 감정가의 99%인 533억원에 낙찰됐다. 1925년 설립된 한방 및 생약 전문기업인 조선무약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파산했다. 대표 의약품으로 우황청심원, 쌍화탕, 위청수 등이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10층 규모 빌딩은 325억원에 낙찰됐다. 대구 달성군 가청면의 한국마사회 장외발권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도 232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물건은 전남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소재 밭(347㎡)으로, 첫 번째 경매에서 75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362%인 1억700만원에 낙찰됐다. 도로와 3면이 접해 있으며 남해 여자만, 복개도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단독주택에도 74명이 몰려 감정가의 210%인 1억9381만원에 팔렸다.

또 강원 삼척에 있는 유지(물이 고인 땅) 경매에 47명,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경매에 47명이 몰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인기 주거지역에 자리잡은 아파트, 단독주택 등의 경쟁률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며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낙찰가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