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수 대박'…넉달 만에 8조4000억 더 걷혀
정부가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재원으로 쓰려는 세수(稅收)가 올 들어서도 크게 늘고 있다. 1~4월에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원 넘게 더 걷혔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배당이 늘어 법인세와 소득세가 예상보다 증가한 영향이 컸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를 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05조3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8조4000억원 증가했다.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인 세수 진도율은 43.5%다. 2016년 1~4월 진도율(41.7%)보다 1.8%포인트 높다. ‘세수 대박’이라는 말이 나온 작년보다 더 빠르게 세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다. 세수 증대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9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세수 풍년에는 기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법인세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4000억원 증가한 26조9000억원이 들어왔다. 법인세 진도율은 49.8%다.

소득세는 전년 동기에 비해 1조1000억원 증가한 22조1000억원이 걷혔다. 지난해 상장사 522곳의 현금배당(20조9000억원)이 2015년(19조1000억원)보다 불어 배당소득세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온 덕분이란 분석이다.

부가가치세는 4월까지 31조6000억원이 들어왔다.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4월만 놓고 보면 수입분 부가가치세 수입이 증가했지만 수출·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환급액 증가 등으로 작년 4월과 비교해선 소폭(33억원) 감소했다. 4월까지 8조4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히면서 추가경정예산 재원의 대부분을 초과 세수로 충당하려고 한 기재부의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세수 풍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자신하기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초과 세수를 추경에 쏟아부을 경우 재정 여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등 야 3당은 이런 이유로 추경에 반대하고 있어 추경안 국회 통과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