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노포의 역사' 책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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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장수 가게 14곳, 스토리텔링북 제작
노포기업지원단 구성…청년에 장인 정신 전수도
노포기업지원단 구성…청년에 장인 정신 전수도
경북 김천역 앞의 정통일식집 대성암 본가는 75년의 역사를 가진 경북 최고(最古)의 서비스기업이다. 1920년대 일본인이 처음 문을 연 이 가게는 정창호 현 대표의 할아버지인 고(故) 정준용 씨가 1942년 승계했고, 1959년에 아버지 정홍령 씨가 이어받았다. 1998년 정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옛날 방식대로 육수를 내고 음식을 만든다. 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곳을 다녀갔다. 정 대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단골손님들이 자녀, 손자·손녀와 함께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오래된 장수 서비스기업인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옛이야기를 보존하고 자원화하는 등 가치 재조명에 나섰다.
도는 1949년 개업한 포항시 죽도동의 죽도열쇠상회, 1959년 문을 연 울릉군 울릉읍의 현대사진관, 1961년 창업한 울진의 한식음식점인 한일식당, 1969년 문을 연 청송군 진보면의 삼천리자전거 등 14개 기업을 장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업의 역사를 소개하는 스토리텔링북도 제작한다. 1957년 문을 연 문경시 동로면의 현대이발관(대표 박용덕·78)은 경북에서는 가장 오래된 이발관이다. 박 대표는 “문경 동로장이 열리는 날에는 하루 종일 200~300명이 이발했다”며 “1960~1970년대에는 집집마다 5~6명, 많게는 8~9명까지 이발을 했지만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는 이발요금이 쌀 한 되값인 20~30원, 1970년대는 200~300원 했다”며 “한창 때는 농협 직원만큼 돈벌이가 됐다”고 소개했다.
김남일 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을 간직한 장수기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이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발굴해 마을의 자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기록하고 사진들을 남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는 2013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은 성냥공장인 의성의 성광성냥(1954년 설립), 상주 묵상정미소(1956년) 등 47개의 향토뿌리기업과 영양 탁주합동(1926년) 경주 노당기와(1940년) 등 산업유산 7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향토뿌리기업은 대를 이어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이어온 사업체다.
성광성냥은 종이포장을 나무포장으로 바꾸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병윤 도 경제부지사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나 뱃사공들에게는 물기를 머금은 성냥통은 소용이 없었다”며 “배의 발동기도 처음에는 성냥으로 불을 붙여 가동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제조업 중심의 향토뿌리기업 외에 서비스기업인 식당, 이발관, 안경점, 한약방, 사진관 등을 노포로 추가 선정해 향토기업의 이야기 자원을 보존하기로했다. 또 청년 노포기업지원단을 구성해 노포 기업주의 장인정신을 배우도록 하는 한편 농촌 청년 창업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경상북도가 오래된 장수 서비스기업인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옛이야기를 보존하고 자원화하는 등 가치 재조명에 나섰다.
도는 1949년 개업한 포항시 죽도동의 죽도열쇠상회, 1959년 문을 연 울릉군 울릉읍의 현대사진관, 1961년 창업한 울진의 한식음식점인 한일식당, 1969년 문을 연 청송군 진보면의 삼천리자전거 등 14개 기업을 장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업의 역사를 소개하는 스토리텔링북도 제작한다. 1957년 문을 연 문경시 동로면의 현대이발관(대표 박용덕·78)은 경북에서는 가장 오래된 이발관이다. 박 대표는 “문경 동로장이 열리는 날에는 하루 종일 200~300명이 이발했다”며 “1960~1970년대에는 집집마다 5~6명, 많게는 8~9명까지 이발을 했지만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는 이발요금이 쌀 한 되값인 20~30원, 1970년대는 200~300원 했다”며 “한창 때는 농협 직원만큼 돈벌이가 됐다”고 소개했다.
김남일 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을 간직한 장수기업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이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발굴해 마을의 자원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기록하고 사진들을 남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는 2013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은 성냥공장인 의성의 성광성냥(1954년 설립), 상주 묵상정미소(1956년) 등 47개의 향토뿌리기업과 영양 탁주합동(1926년) 경주 노당기와(1940년) 등 산업유산 7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향토뿌리기업은 대를 이어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이어온 사업체다.
성광성냥은 종이포장을 나무포장으로 바꾸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병윤 도 경제부지사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나 뱃사공들에게는 물기를 머금은 성냥통은 소용이 없었다”며 “배의 발동기도 처음에는 성냥으로 불을 붙여 가동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제조업 중심의 향토뿌리기업 외에 서비스기업인 식당, 이발관, 안경점, 한약방, 사진관 등을 노포로 추가 선정해 향토기업의 이야기 자원을 보존하기로했다. 또 청년 노포기업지원단을 구성해 노포 기업주의 장인정신을 배우도록 하는 한편 농촌 청년 창업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