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 회장 체포설…글로벌 'M&A 포식자'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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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우샤오후이, 업무수행 못해" 퇴진 발표
![중국 안방보험 회장 체포설…글로벌 'M&A 포식자'에 무슨 일이](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AA.14114992.1.jpg)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인 우 회장은 중국 고위층과의 친분을 활용해 안방보험의 고속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중국 당국의 우 회장 조사가 사실로 드러나면 올가을 제19차 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개편을 앞둔 중국 정계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인적 이유로 업무 수행 못 해”
![중국 안방보험 회장 체포설…글로벌 'M&A 포식자'에 무슨 일이](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01.14116121.1.jpg)
안방보험 측은 ‘개인적인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의 조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중국 유력 경제주간지 차이징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9일 중국 당국이 우 회장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차이징은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한 지 몇 시간 만에 삭제했다. 이 보도를 인용한 다른 중국 언론들의 기사도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기사가 게재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안방보험 측의 공식성명이 나오자 중국 당국의 조사설은 ‘루머’에서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 회장이 과거 조사 때는 당국 조사에 협조한 뒤 몇 시간 만에 귀가했지만 9일 연행된 뒤로는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력층 자금 해외 반출 의혹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10여 년 만에 중국 3위 보험사(자산 기준)로 올라서 중국 금융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2014년 10월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스트래티직호텔 동양생명 비바트보험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스타우드호텔 인수전에도 뛰어들자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 구조와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9월 “2014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안방보험의 주요 주주(개인+법인)가 8곳에서 39곳으로 급증했는데, 새로운 주주로 등장한 31개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 주인이 우 회장의 친인척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 4월 보도에서 “2014년 하반기 이후 안방보험은 해외 M&A에 160억달러를 쏟아부었다”며 “그 과정에서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혹들 때문에 올 들어 중국 금융업계에선 중국 정부가 진행 중인 부패 척결의 칼끝이 우 회장을 겨누기 시작했다는 루머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규제를 회피해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5월 안방보험에 3개월간 신규 상품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우 회장 조사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우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 회장이 실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지, 조사받고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언론들도 우 회장이 업무를 당분간 수행할 수 없게 됐다는 안방보험 측 발표 내용만 단순 보도하고 있다.
중국 재계에서는 우 회장이 그동안 해외 M&A를 벌이는 과정에서 중국 권력층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사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 회장 조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정적(政敵)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