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처음으로 중국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포함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올해 상반기 5억유로(약 6315억원)를 위안화 표시 자산에 투자했다. 유럽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5억유로는 ECB 전체 외환보유액 680억유로의 0.7%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슈퍼 파워’로 부상한 중국이 유럽에서도 입지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평가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ECB의 위안화 보유 규모는 보통 수준이지만 의미는 매우 크다”며 “달러 다음으로 중요한 국제 통화인 유로화를 운용하는 ECB가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넣었다는 것은 중국 경제와 위안화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위안화는 지난해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주요 통화로서의 지위가 높아졌다. 스위스중앙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도 위안화 자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는 845억달러(약 94조4200억원)어치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1.07%에 해당하며 통화별 순위로는 7위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