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5월10일 이후로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기원전에서 기원후로 바뀐 것만큼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경 밀레니엄포럼 기조강연에서 “달라진 세상에 맞게 우리 생각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바꿔야 할 생각 중 첫 번째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꼽았다. 그는 “사회 양극화는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의 실패 때문”이라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제이(J)노믹스를 표방한 배경이다.

이 부위원장은 J노믹스에 대한 설명에 앞서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한 진단부터 내렸다. 그는 “풍채는 그럴듯해 보이는데 병주머니를 차고 사는 환자와 같다”며 “4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우선 불공정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 성장의 혜택마저 가계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위기로 꼽았다. 그는 “조세와 예산으로 소득재분배를 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에선 고소득자·대기업 감세로 조세부담률이 한때 17.9%까지 떨어졌다(현재 19.6%).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복지비가 급증하는데 이런 조세부담률을 갖고 가는 건 국가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J노믹스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J노믹스는 △문 대통령 이름인 재인(Jaein)의 J △일자리(Job)의 J △J커브 효과의 J 등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J커브 효과는 무역수지가 나쁠 경우 환율 인상을 통해 그 균형을 맞추는데, 환율이 오르더라도 초기엔 무역수지가 오히려 악화되지만 시간이 지난 뒤 J자 모양처럼 크게 개선되는 것을 말한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역할은 크게 ‘3C’로 요약했다. 일자리정책을 기획·심의하는 컨트롤타워(control tower), 부처 간 업무를 조정하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 정책 시행 상황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컨퍼머(confirmor·확인자) 역할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