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대웅제약이 이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2시2분 현재 대웅제약은 전날보다 7700원(7.70%) 내린 9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진행 여부에 따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의 미국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이달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협력사 알페온 등에 지적재산권 반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전직 직원 A씨가 친분이 있었던 대웅제약 직원 B씨에게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와 이를 이용한 제조공정 등의 정보를 전달하고 1억3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이를 통해 나보타를 제조했다는 것이다.

만약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패소한다면, 나보타의 미국 허가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알페온을 통해 나보타의 시판허가를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바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식약처는 균주 출처와 상관없이 안전성과 유효성만으로 허가하지만, 미 FDA는 바이오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해당 생물 출처와 역사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지적재산권 반환이 결정된다면 대웅제약에 출처 및 역사에 대한 보완 서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허가가 지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FDA의 나보타 시판 허가 이후, 법원이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게 되면 벌금 또는 판매금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 지급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대웅제약 측은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 모든 상황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메디톡스에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