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콘 위원장
게리 콘 위원장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임기 관련 발언을 했다. 그는 “(내 거취와 관련된) 미래 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한 적이 없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얘기는 임기 때까지 봉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내년 2월이 임기인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언론들도 그의 후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존 테일러 교수
존 테일러 교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도해 차기 의장 후보 물색작업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콘 위원장 자신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콘 위원장은 월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26년간 근무한 정통 금융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콘 위원장은 세제 개혁 및 규제 완화 등 경제정책뿐 아니라 대외 통상정책에도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Fed 정책에 비판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유화적으로 바꾸고,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의장의 면담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다만 차기 의장 지명까지는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힘들다며 후보로 콘 위원장을 비롯한 7명을 올렸다. 콘 위원장이 내년 2월까지 세제 개편을 매듭짓지 못하면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후보군에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 케빈 워시 후버연구소 연구원(전 Fed 이사)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평소 통화긴축을 강력히 주장해 부양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후보, 제롬 파월 Fed 이사, 토머스 회니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부의장 등도 오르내리지만 중량감에서 밀린다는 시각이 많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