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매달리다 고객 신뢰 잃었다" 구성훈 삼성운용 대표의 '반성문'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사진)가 ‘반성문’을 썼다.

구 대표는 지난 14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소통캠퍼스’ 행사에서 “자산운용업계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고객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고객의 믿음을 되찾기 위해선 기존 상품을 전면 재검토하고 영업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140조원에 달하던 주식형 펀드 잔액이 9년여 만에 절반 이하(68조원)로 쪼그라든 원인이 자산운용사에 있다는 얘기다.

구 대표는 “‘10년 동안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는데 수수료를 빼고 나니 남는 게 없다’는 한 투자자의 얘기에 가슴이 아팠다”며 “개별 고객의 투자 성향은 어떤지, 어떤 목적으로 돈을 맡기는지 등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높은 수익률을 내는 데만 집착하다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국가나 자산에 과도하게 치중한 탓에 손실이 발생한 것도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앞으로 더욱 철저한 사후관리로 고객의 성공적인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은퇴 후 삶의 질과 직결되는 연금펀드는 운용과 판매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펀드매니저가 오를 만한 주식을 선별해 매수하는 액티브펀드에 대해서는 “투자 종목을 늘려 분산 효과를 강화해 달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장기 적립 △글로벌 분산 △생애주기 고려 △저비용 투자란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홈페이지에 ‘이기는 투자’ 코너를 신설하는 등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