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횡포가 끝이 없다. 어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조1000억원 감액안만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쟁점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부 동의가 필요한 증액은 놔두고 민주당이 요구해 온 감액안만 반영해 강행한 것이다.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것은 예산안이 예결특위에서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 원안을 12월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附議)하도록 하는 ‘국회선진화법’ 규정 때문이다. 민주당의 증액안이 수용되지 못하더라도 정부 주요 국정과제를 못 하게 훼방 놓겠다는 몽니다. 물론 예결특위에서 감액안이 처리됐다고 하더라도 실제 본회의에서까지 이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예산안을 상정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지역 민원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야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감액안만 처리한 것은 자신들의 증·감액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속셈임을 모르지 않는다. 예산안 합의 정신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폭주가 아닐 수 없다.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예비 심사에서부터 검·경·감사원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해 이재명 대표 수사와 전 정부 감사에 대한 보복성이란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실과 방송통신위원회 예산, 정부 예비비도 대폭 칼질했고, 이는 예결특위에서 일방 처리한 감액 부분에 대부분 반영됐다. 반면 상임위에서 지역화폐를 비롯한 ‘이재명표 예산’과 자신들의 관심 사업 예산을 대폭 증액했는데, 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그에게 거부감을 드러냈던 유럽 지도자들이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을 축하하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고, 망상적이고 부정직하며, 외국인 혐오증과 자기애적”이라고 비판한 것을 뒤집었다. 트럼프에 대한 유럽의 혐오는 2017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향후 4년간 대서양 양안 동맹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균열이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한 세기 동안 세계 문명 발전의 초석이 된 동맹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시킬 수 있다. 긴장 관계 우려되는 트럼프 2기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적어도 세 가지 주요 전선에서 유럽과의 관계를 한계점까지 긴장시킬 수 있다.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내년에 중단되고, 어떤 형태로든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더 강해지고 대담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두 번째는 무역이다. 이미 취약한 유럽 경제가 대미 수출 관세로 타격받을 수 있고, 광범위한 글로벌 경제 분쟁이 유럽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기후 변화다.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의 성장 추구 전략은 유럽의 ‘기후 종교인’들에게 배교 행위나 마찬가지다. 중동에선 확고한 친이스라엘인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동조하는 유럽인에게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의심의 여지 없이 트럼프 스타일이 균열을 심화할 것이지만 유럽인들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곤경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생을 가장 많이 수식한 단어 중 하나는 ‘성공한 사업가’일 것이다. 미국 뉴욕 5번가 억만장자 거리에서도 가장 비싼 입지에 자리한 68층짜리 ‘트럼프타워’는 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거대한 인공폭포와 번쩍번쩍한 순금 자재가 덧대진 화려한 내관이 인상 깊은 곳이다. 트럼프는 이 건물 꼭대기 3개 층을 펜트하우스로 사용한다.명품 주얼리 브랜드인 티파니 매장이 자리해 ‘티파니 코너(Tiffany’s corner)’로 불리던 이곳에서 30대의 젊은 트럼프는 “이 블록을 통째로 사서 내 이름을 붙인 건물을 올리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실제 그는 1978년 티파니 인근의 11층짜리 백화점 부지를 사들인 뒤 초대형 복합 빌딩 개발 계획을 세웠다.그러나 뉴욕시가 갑자기 그런 변화를 허용해줄 리 없었다. 용적률 규제에 부딪힌 그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냈다. 7층 높이인 티파니 매장의 ‘공중권’을 사들이자는 것이었다. 용적률 제한만큼 건물을 높이 올리지 않았던 티파니로부터 ‘고층 증축을 할 권리’를 사들여 자신의 건물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말 그대로 ‘허공’에 시장 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그때부터 일상화된 공중권 거래는 전 세계 사람들이 눈에 담기 위해 몰려드는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언론은 트럼프를 “항상 과장된 용어를 쓰는, 타고난 장사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장사꾼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던 시기였다. 증시가 급등하고 모두가 소비에 눈뜨던 1980년대 그가 손댄 건 오락 사업이었다. 뉴저지주 ‘트럼프플라자’를 시작으로 초호화 카지노를 잇따라 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