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재건축 계획에 대한 서울시 심의 신청을 앞다퉈 내고 있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한경DB
이달 들어 재건축 계획에 대한 서울시 심의 신청을 앞다퉈 내고 있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한경DB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작아파트와 수정아파트가 재건축 밑그림에 해당하는 정비계획안 심의를 서울시에 신청했다. 다른 단지들도 속도를 내고 있어 심의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고 50층 높이 초고층이 허용된 곳이어서 심의 통과 여부와 진행 속도에 따라 매매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작아파트 최고 49층 재건축안 제출

49층 변신 노리는 '공작·수정'부터…여의도 재건축 심의 스타트
15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공작아파트는 최근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다.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처음이다. 이 정비계획안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1976년 8월 입주한 공작아파트는 총 373가구로 구성돼 있다. KB부동산신탁을 통해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데다 여의도가 서울시의 ‘2030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3대 도심 가운데 하나로 지정돼 있어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마련 방침을 밝힌 뒤 처음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게 되는 단지여서 향후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 미칠 ‘서울시 심의 리스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번에 제출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고 49층 높이의 복합건물을 계획했다. 아파트 600여 가구와 오피스텔 400여 실, 상업·업무시설 등을 포함한 4개 동으로 구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도계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달께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수정아파트도 지난주 최고 48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재건축하는 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아파트 657가구와 오피스텔 301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추가해 총 4개 동으로 정비계획안을 짰다. 수정아파트는 1976년 입주한 단지로 총 329가구 규모다. 공작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상업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초고층 건축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심의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여의도에서 가장 먼저 신탁방식을 채택한 시범아파트는 이달 중 건축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달 들어 재건축 계획에 대한 서울시 심의 신청을 앞다퉈 내고 있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한경DB♣♣
이달 들어 재건축 계획에 대한 서울시 심의 신청을 앞다퉈 내고 있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한경DB♣♣
◆지구단위계획이 변수

변수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여의도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다. 서울시는 반포·서초·여의도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주거·교통·기반시설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사실상의 재건축 가이드라인으로 내년 하반기께 완성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별적인 정비 사업은 그대로 할 예정”이라며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구단위계획이 재건축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도계위 심의가 지구단위계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의도 내 대부분 단지가 재건축 초기단계여서다. 업계 관계자는 “심의에서 시에서 마련 중인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안이 배치되지 않는지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업·업무시설의 성격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가 서울의 3대 도심인 만큼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국제금융업무지구 성격에 맞는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상업시설이 입주하는 주상복합 정도로는 초고층 재건축을 허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비슷한 사례다. 이 단지는 ‘광역중심’인 잠실사거리를 접하고 있는 일부 부지를 준주거로 종상향해 49층 높이 복합건물을 구상했다. 하지만 도계위에서 입주 시설이 관광·마이스(MICE)지구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시설 배치 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