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머리 아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말을 하거나 듣게 되는 상황이 생기곤 하죠. 두통처럼 흔하지만 다양한 증상도 없을 것 같습니다. 머리가 지끈지끈하기도 하고 눈이 빠질 것처럼 아프기도 합니다. 너무 아플 땐 ‘혹시 뇌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염려 마세요. 실제로는 심각한 질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걱정이 많아지면 두통이 심해질 수 있으니 일단 안심하고 증상에 맞는 약을 두통 초기에 복용하면 나아집니다.

일반의약품으로 치료가 가능한 두통은 뇌에 이상이 없는 일차성 두통인데요. 긴장성 두통, 편두통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머리 위에 무거운 돌이 얹혀 있는 것 같거나 머리가 조이는 느낌이라면 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큽니다. 스트레스나 긴장, 정신노동, 운동부족, 수면부족 등이 원인입니다. 어깨, 목 근육이 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스트레칭, 목욕, 마사지로 긴장을 풀어주면 두통이 완화됩니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의 맥박이 욱신욱신 뛰거나 압박성 통증이 느껴집니다. 원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유전적 요인, 환경 요인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두통이 생기면 불을 끄고 조용한 곳에서 쉬는 게 좋습니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나 전조기에 두통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일차성 두통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성분의 약이 쓰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만 들어간 단일약으로는 타이레놀(한국얀센)이 대표적인데요. 국내 제약사 제품으로는 타세놀(부광약품), 세토펜(삼아제약) 등이 있죠. 그런데 아세트아미노펜은 간대사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생성돼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두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과음한 날 숙취로 두통이 있더라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는 진통제를 먹으면 안 됩니다. 복합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에 카페인이 들어간 펜잘큐정(종근당·사진), 게보린정(삼진제약), 그날엔정(경동제약) 등이 있습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 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지만 계속 복용하면 오히려 두통이 심해져 만성 두통이 됩니다. 또 카페인은 커피 등 식음료에도 많이 들어 있어 과잉섭취할 수 있고 위산분비촉진작용이 있어 위점막에 해롭습니다. 카페인이 함유된 약은 한 달에 하루, 이틀만 복용하고 만성 두통에는 카페인이 없는 진통제를 택해야 합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