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이 열리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 사우스오션코스 11번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50, 70, 80의 덫’에 걸리지 않게 샷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아일랜드CC 제공
22일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이 열리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 사우스오션코스 11번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50, 70, 80의 덫’에 걸리지 않게 샷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아일랜드CC 제공
‘50, 70, 80을 경계하라.’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를 설명하는 세 가지 키워드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의 무대인 아일랜드CC에서는 방심하는 순간 ‘50, 70, 80’의 덫에 걸려 타수를 잃을 수 있다. 50개의 벙커, 작년보다 70야드(64m) 길어진 코스, 길이 80㎝에 달하는 러프가 그것이다. 신동구 코스관리팀 부장은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해풍과 2~3단으로 주름진 그린, 수많은 벙커와 위협적인 해저드가 인내심을 시험할 것”이라며 “올해 대회는 특히 정확성 높은 샷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옥으로 변한 웨스트오션코스

아일랜드 퀸, 벙커 수 '50·70·80'을 넘어라
아일랜드CC는 세계 100대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했다. 링크스 코스 전문가인 그는 벙커를 많이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코스인 웨스트오션코스와 사우스오션코스가 그렇다. 50개의 벙커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다. 벙커 숫자는 작년(53개)보다 3개 줄었다. 하지만 코스 길이가 작년보다 늘어나 위험성은 더 커졌다.

웨스트오션코스 1번홀(파4)과 2번홀(파4)은 경기 시작부터 선수들을 시험한다. 두 홀은 지난해 이 대회(최종 4라운드 기준)에서 각각 난도(難度) 4위, 2위에 올랐다. 1번홀은 대표적인 ‘악마의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바라보면 페어웨이가 널찍해 보이지만 티샷이 조금만 밀려도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로 향한다. 왼쪽을 바라보고 치면 러프가 기다린다. 티샷이 성공적이어도 안심할 수 없다. 세컨드 샷이 그린 양 옆 벙커로 향하기 일쑤다.

2번홀은 더욱 위협적이다. 선수들도 이곳에서 페어웨이 오른쪽 워터해저드에 공을 빠뜨리고 그린 주변을 감싼 벙커에서 방황한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엄마 골퍼’ 안시현(34·골든블루)도 한 주 뒤 이 대회에 출전해 2번홀에서 공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리고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해저드와 벙커를 피해 그린에 공을 올려도 안심할 수 없다. 굴곡진 2단 경사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난도 5위를 기록한 5번홀(파3)을 비롯해 6번홀(파5), 7번홀(파4), 9번홀(파4)은 거리가 연장됐다. 5번홀은 154m에서 163m로, 6번홀은 465m에서 491m로 늘어났다. 7번홀도 334m에서 356m로 핀 위치가 멀어졌다. 난도 상위 5개 홀 중 3개가 있는 웨스트오션코스에서 거리가 많이 늘었다.

페어웨이를 사수하라

사우스오션코스 분위기는 전반부보다 한결 나아 보인다. 줄어든 벙커 3개 중 2개가 10번홀(파4), 15번홀(파3)이다. 10번홀은 그린 앞 벙커, 15번홀은 그린 왼쪽 큰 벙커 옆에 얄밉게 자리 잡은 작은 벙커다. 신동구 부장은 “선수들의 그린 공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0번홀은 지난해 난도 3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어렵다. 페어웨이 오른쪽의 큰 벙커는 티샷이 조금만 흔들려도 공을 삼킨다. 10번홀과 코스 형태가 비슷한 13번홀(파4)은 난도 1위다. 왼쪽으로 굽은 코스 중간에 벙커, 그린 양쪽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벙커들의 협공을 버텨내기 힘들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4개의 버디만 나왔던 이유다.

벙커가 줄어든 8번홀(파3)은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8번홀은 그린 위의 바람이 거리를 헷갈리게 하는 특성이 있다. 그린 왼쪽은 워터해저드이고 그린 앞뒤로 벙커다. 대신 그린 오른쪽 벙커는 사라졌다. 이쪽으로 숨통이 트인 만큼 적극적으로 그린 오른쪽 통로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대회 4라운드 내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샷의 정확성이다. 거리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페어웨이 주변 러프 길이가 작년보다 더 길기 때문이다.

신 부장은 “지난해 최대 60㎝ 정도로 러프 길이를 맞췄다”며 “올해는 60~80㎝로 러프 길이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샷이 부정확하면 다음 샷을 할 때보다 강한 페널티를 주겠다는 것이다. 신 부장은 “그린 빠르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3.4 정도로 맞출 예정”이라며 “벙커 감소, 연장된 코스 길이, 한 뼘 더 자란 러프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난 대회보다 1~1.5타 정도 평균 타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아일랜드 퀸, 벙커 수 '50·70·80'을 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