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호황에 일자리 넘치자…일본 구직자에 '찬밥' 된 공무원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 열기가 뜨거운 한국과 달리 일본에선 공무원 채용 시장에 ‘그늘’이 드리웠다. 경기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 기업 취업이 활발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도쿄와 가나가와, 지바 등 수도권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시와 도쿄 인근 3개 현, 그리고 3개 현의 현청 소재지 등 7개 지자체 중 사이타마시를 제외한 6곳에서 내년 봄 졸업 예정인 대학·대학원생의 지원 경쟁률이 전년보다 떨어졌다. 그나마 지원자 중 상당수는 민간기업 취업이 확정되면 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시는 사무직 중 채용 인원이 가장 많은 ‘1유B·일반방식’ 경쟁률이 11.6 대 1로 전년(12.4 대 1)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대학원 수료자 대상인 ‘1유A’는 7.6포인트 낮아진 16.6 대 1에 그쳤다. 도쿄시 인사위원회 관계자는 “경기에 반비례해 지원자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공무원 채용은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지바현의 공무원 경쟁률은 2015년 22.5 대 1에서 2016년 13.6 대 1, 올해 13.1 대 1로 떨어졌다. 올해 채용설명회를 지난해보다 18회 늘린 72회 열었지만 취업자들의 발길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이타마현도 취업설명회를 늘리는 등 대졸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강화했지만 지방공무원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10%가까이 줄었다. 현의 일반행정직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1.8포인트 낮은 11.9 대 1이었다.

일본의 지자체 공무원 시험 지원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3년까지 증가했지만 ‘아베 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시행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지원자 수가 2013년 고점 대비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