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한국 채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채권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16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액은 지난 14일 기준 103조395억원으로 연초(89조3661억원)보다 14조원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15일에도 원화 채권을 15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세가 지속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만기 5년 이하 중장기 채권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0.1~0.2%포인트 높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채권의 평균 잔존 만기는 3.65년이다.

환 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고 원화 채권에 투자할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방식으로 환 헤지를 해도 달러당 8원에 가까운 ‘무위험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으로선 국가신용등급(AA0) 대비 금리 수준이 높은 원화 채권을 대체할 만한 신흥국 채권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 3분기까지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급격한 시중금리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시중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