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범위로 가치 기재, 정확한 총액 산정 어려워
'정상외교 애용' 마라라고 리조트 등 수익 증가

미국 정부윤리청(OGE)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명세를 공개했다고 의회전문지인 더힐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숀 스파이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발적으로 재산내역을 제출할 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였다"면서 "재산내역은 정상적 절차에 따라 정부윤리청에 의해 인증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재산내역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공식 취임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산내역서는 총 98쪽 분량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봄까지의 내역을 담고 있다.

다양한 자산과 부채, 수입 등이 기재돼 있지만 가치가 일정 범위로 평가돼있어 총액을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더힐은 보도했다.

예를 들어 일부 자산은 10만 달러~100만 달러로 기재돼 있고, 또 다른 일부 자산은 5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이 생긴다고 표시돼 있다.

더힐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산내역서에서 순가치가 100억 달러(11조3천400억 원) 이상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사업은 한 해 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정상외교 장소로 자주 활용해온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의 수익은 지난해 재산내역서에서는 3천만 달러로 기재돼 있으나 이번 내역서에서는 3천7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 가을에 문을 연 백악관 인근의 트럼프 국제호텔 역시 2천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3억1천500만 달러의 채무를 기재했다.

이중 도이치뱅크에 1억 달러, 뉴욕의 부동산 투자신탁회사인 '래더 캐피털 파이낸스'에도 비슷한 규모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월 취임에 즈음해 500개 이상의 각종 직위에서 사임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후보의 오랜 전통이었던 납세 자료 공개를 하지 않아 이번 재산내역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AP는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납세 관련 자료는 제공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