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ark-Olivier Multhaup/AFP/Getty Images
사진=Mark-Olivier Multhaup/AFP/Getty Images
'독일 통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16일(현지 시각) 루드비히스하펜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빌트지 등 독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독일 기독민주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애도한다, 평화롭게 잠들기를 바란다"며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애도했다.

콜 전 총리는 1982년 서독의 마지막 총리로 취임해 1998년 통일 독일의 첫 총리로 퇴임하기까지 16년간 총리를 지냈다. 역대 최장수 총리이기도 한 그는 1989년 11월 9일 냉전의 '괴물'이라고도 불린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고 나서 이듬해까지 조성된 이른바 통일 정국에서 '점진통일' 대신 '조기통일' 논리를 밀어붙여 1990년 10월의 독일 통일을 앞당겼다.

유럽통합과 유럽단일화폐인 유로화 도입의 근간을 닦았다는 점에서 '통일총리', '통합유럽 지도자'라는 평가가 따른다.

현재 유럽 최강 리더십을 굳히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발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적 스승' 내지는 '정치적 후견인'이라는 별칭이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콜 전 총리는 기민당 부패 정치자금 의혹 사건으로 수세에 몰리며 큰 시련에 처했고, 1999년 12월 사무총장이던 메르켈은 '당이 콜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며 그와 결별을 선언했다. 그 와중에 콜 전 총리는 명예총재직에서도 물러났다.

공식적으로 정계를 은퇴한 2002년 이후 건강 악화와 가족 불화설이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무엇보다 우울증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첫번째 부인을 잃고 나서 2008년 자신의 옛 총리실 비서였던 35세 연하의 마이케 리히터와 재혼했고, 이 마이케가 정상생활이 어려운 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 통제했다는 논란도 자주 일었다.

마이케가 콜의 자서전 저작권 분쟁 같은 굵직한 경제 문제와 콜의 언론 인터뷰 등 대다수 대외활동 문제를 정리하고 나서자, 그의 두 아들 발터와 페터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