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주 확대경영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그가 내놓을 경영 화두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이 SK그룹 전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을 모아 그룹의 경영 화두와 전략을 제시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2015년 경영 복귀 후 1년에 한 번씩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9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2017년도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최 회장은 예년처럼 무선 마이크를 착용하고 테드(TED, 기술·오락·디자인 강연회) 식으로 강연을 한다.

최 회장은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굵직한 경영 비전과 청사진을 던졌다.

2015년엔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 "고용 디딤돌 등 일자리 프로그램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같은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해엔 "변화하지 않으면 서든 데스(sudden death·급사)한다"며 "사업과 조직 문화 등에서 기존 틀을 깨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처방으로 제시된 것이 근원적 차원의 변화, 패러다임의 전이를 뜻하는 '딥 체인지'다.

SK 전 계열사는 이후 이 화두에 맞춰 저마다 혁신과 변화를 모색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확대경영회의는 딥 체인지의 진척 정도를 중간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계열사별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에서 얼마나 '진도'를 나갔는지 보고받고 이에 대해 최 회장이 보완사항이나 주안점 등 코멘트를 할 것이란 얘기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화학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성장 비전을 내놨다.

특히 배터리 시장에서 현재 5%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인 7조원을 투자해 3D(3차원) 낸드플래시 공정 전환을 위한 시설투자(CAPEX)에 나서기로 했다.

낸드플래시 분야 강자인 도시바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SK텔레콤 역시 3년간 AI(인공지능),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등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다른 한 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최 회장의 관심사에 대해 경영인들에게 설명하고 관심의 공유를 당부하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확대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요컨대 SK그룹으로선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적극 부응하면서 기업 고유의 경영철학에도 충실할 수 있는 이슈인 셈이다.

실제 SK그룹은 직접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고, 대학과 협업해 사회적 기업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벌이고 있다.

최근엔 SK브로드밴드가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협력업체 직원 5천2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딥 체인지라는 선언적 화두를 던진 만큼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 도출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최 회장이 기업의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이와 관련된 당부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