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제19대 대선 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 토론회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풍비박산 난 당(黨), 대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책임론으로 토론의 열기가 뜨거웠다. 당(새누리당)을 망하게 한 국회의원들이 사과 한번 하지 않고 대선 평가 토론회를 하는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공천싸움으로 옥새파동까지 일으켰고, 실망한 민심이 등을 돌려 여소야대가 됐지만 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빌미를 제공한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모두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걸고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이 아니던가.

일련의 불행한 사태에서 책임을 지며 국회의원직을 던지는 애국적 충신이 없는 것에 국민은 더욱 실망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50여일 만에 야반도주하듯 자유한국당에 돌아온 것에 대해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치란 비겁해야 성공하는 것이며, 철새정치꾼이 돼서라도 국회의원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새누리당을 망하게 한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사과하고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 젊고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 썩은 물을 바닥까지 퍼내고 새 물로 바꿔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재를 키워야 정권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일반 당원들은 선거 때마다 생업을 전폐하면서까지 당을 위해 봉사했다. 그러나 늘 일회용 선거용품 취급을 받아왔다. 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밑바닥 조직이 철저히 와해된 이유다. 끈끈한 정(情)과 신뢰감으로 조직을 부활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이광섭 < 자유한국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