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계열화된 한국 기업구조, 혁신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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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략경영학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계열사 연결된 '선단식 경영'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잃어버린 20년 겪은 일본…네트워크형으로 변화 중
계열사 연결된 '선단식 경영'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잃어버린 20년 겪은 일본…네트워크형으로 변화 중
“한국 기업들의 수직 계열화 구조는 STX 사태처럼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혁신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단식 경영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전략경영학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패러다임 격변의 시대, 한국 기업의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20돌을 맞은 한국전략경영학회는 국내 주요대학 경영학과 교수들이 모인 학술단체다. 송 교수를 포함한 국내 교수진 13명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전통 제조기업에서 혁신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로 바뀌고 있다”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는 한국 기업의 근본적인 혁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과거에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기업의 민첩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선단식 경영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선단식 경영은 계열사끼리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하나의 기업처럼 활동하는 경영 형태를 선단(船團)에 비유한 말이다. 실제 3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2002년 22.3개에서 지난해 38.7개로 늘었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75년 30년에서 2015년 15년으로 급감했다”며 “한국 내 기업도 과거 경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형오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일본 기업이 저성장을 극복해가는 가장 큰 요인은 수직 계열시스템을 탈피해 네트워크형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일본 기업은 모든 것을 자사에서 만들어내야 한다는 ‘원세트주의’를 선호했지만 ‘거품 붕괴’ 이후 산요 샤프 등의 몰락을 경험하며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우진 한양대 교수는 “국내 기업도 삼성처럼 내부 계열사와 외부 협력사 두 곳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듀얼 소싱’ 체제를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훈 서강대 교수는 “법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사외이사 비율을 가능하면 낮게 유지하려는 기업이 많다”며 “하지만 이사회에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해당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헌 광운대 교수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과정을 탈피하려면 위해 유니콘 벤처기업을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전략적 제휴를 독려하고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전략경영학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패러다임 격변의 시대, 한국 기업의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20돌을 맞은 한국전략경영학회는 국내 주요대학 경영학과 교수들이 모인 학술단체다. 송 교수를 포함한 국내 교수진 13명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전통 제조기업에서 혁신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로 바뀌고 있다”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는 한국 기업의 근본적인 혁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과거에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기업의 민첩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선단식 경영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선단식 경영은 계열사끼리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하나의 기업처럼 활동하는 경영 형태를 선단(船團)에 비유한 말이다. 실제 3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2002년 22.3개에서 지난해 38.7개로 늘었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75년 30년에서 2015년 15년으로 급감했다”며 “한국 내 기업도 과거 경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형오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일본 기업이 저성장을 극복해가는 가장 큰 요인은 수직 계열시스템을 탈피해 네트워크형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일본 기업은 모든 것을 자사에서 만들어내야 한다는 ‘원세트주의’를 선호했지만 ‘거품 붕괴’ 이후 산요 샤프 등의 몰락을 경험하며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우진 한양대 교수는 “국내 기업도 삼성처럼 내부 계열사와 외부 협력사 두 곳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듀얼 소싱’ 체제를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훈 서강대 교수는 “법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사외이사 비율을 가능하면 낮게 유지하려는 기업이 많다”며 “하지만 이사회에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해당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헌 광운대 교수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과정을 탈피하려면 위해 유니콘 벤처기업을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 전략적 제휴를 독려하고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