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여배우 일상…사진 거장들의 '찰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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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테츠·로드첸코·배리·셀비·올라프 등 잇단 작품전
회화성 짙은 사진 대거 선봬…역사현장 기록도 눈길
회화성 짙은 사진 대거 선봬…역사현장 기록도 눈길
![오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전에 출품될 폴란드 출신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의 ‘매혹적인 저녁’.](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AA.14138953.1.jpg)
실제와 허구,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넘나드는 ‘메이킹 포토(만든 사진)’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모처럼 국내외 유명 사진작가 작품이 여름 화단을 수놓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미국 작가 앙드레 케르테츠(1894~1985)부터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로드첸코(1891~1956), 영국의 케이트 배리(1967~2013), 미국의 토드 셀비와 네덜란드 출신의 어윈 올라프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사진 거장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거나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록 중심의 정통 사진을 비롯해 유명인의 일상과 패션, 역사적 현장을 카메라 렌즈에 포착한 작품들로 각기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인간에 관한 끊임없는 성찰로 따스한 ‘오감’을 전해준다.
◆거장들이 잡아낸 그림 같은 사진
![패션·여배우 일상…사진 거장들의 '찰나 미학'](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AA.14139884.1.jpg)
1920년대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을 주도한 로드첸코의 사진전은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을 주제로 30일 경기 성남시 아트스페이스J에서 시작한다. 디자이너, 화가, 조각가로도 활동한 로드첸코는 평생 사진으로 산업적인 이미지나 환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과 맞물려 국내 처음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하이앵글’, 밑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로 앵글’ 등 시점의 변화를 통해 사물을 잡아낸 걸작 30여 점이 걸린다.
카트린 드뇌브, 모니카 벨루치 등 유명 여배우의 인간적인 면모가 궁금하다면 서울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배리의 사진전을 찾아보자. 1960년대 스타일 아이콘이던 제인 버킨의 딸인 배리는 보그, 엘르, 마담피가로 등 유명 매거진과 협업하고, 가수들의 앨범 커버 작업, 유명 브랜드 광고 제작에 참여하며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쌓았다. 이번 전시에는 여배우들의 모습을 치밀한 구도의 미장센으로 찍은 25점이 나와 있다. 2013년 우울증으로 자살하기 전까지 작업한 작품으로, 마치 수묵화처럼 거침없는 신비감을 뿜어낸다.
◆사진으로 재탄생한 유명 화가들 명작
유명 화가의 명작과 사진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한 기획전도 놓칠 수 없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4일 개막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전이다. 애니 레보비츠와 어빙 펜(미국), 파울로 로베르시(이탈리아), 피터 린드버그(독일), 닉 나이트(영국) 등 대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패션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스페인 황금 세기의 회화에서 미국 추상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유명 화가들의 걸작에서 얻어낸 영감을 매력적인 사진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색다른 시각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 미국 사진작가 셀비가 유명인들의 유쾌한 일상을 찍은 사진전(대림미술관),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사진작가인 올라프의 사진전(공근혜갤러리), 우리 사회의 갈등과 이슈 현장을 기록한 노순택 씨의 사진전(아트선재센터)도 눈길을 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