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시각] 시장과 정부, 상호 이해·인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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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만 울리는 추상적 정책 비판
시장 못읽는 부동산·통신비 정책
가격 관리하려면 부작용 클 것"
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시장 못읽는 부동산·통신비 정책
가격 관리하려면 부작용 클 것"
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새 정부가 이전 정부들과는 사뭇 다른 기조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뿐 아니라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비판 논의가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정책의 세부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틀 혹은 포장만을 가지고 따지는 경우가 많다.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이 일고 있지만 대체로 정부 주도의 소득성장은 노동 비용을 높인다든가, 소득이 높아진다 해도 소비나 투자가 늘어나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일반론에 그치고 있다. 공무원 증원이나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과 관련된 세부 정책 하나하나의 직간접적인 소요 비용과 기대 효과, 정책의 장단점을 자세히 다투는 논의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이래서는 제시된 여러 정책들 간 옥석 구분이 쉽지 않고 수정과 보완을 통해 정책의 질을 제고하기는 더욱 어렵다.
다른 핵심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정책에 관한 비판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불확실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늘어난다는 증거도 없는데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정작 필요한 건 신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 연구와 혁신 생태계 구축, 주요 산업 관련 인프라 확충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치열한 논쟁이다. 어차피 세상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나 ‘4차 산업혁명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개별 정책들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전선이 형성되지 않고 변죽만 울리는 모양새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일부 우려를 사고 있다. 시장을 상품과 서비스가 유통되고 정보가 흐르는 복잡다기한 제도라기보다는 대기업과 투기세력 등으로 단순화해 해석하고 직접적으로 그 주체들의 행동이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이 그 예다. 투기적인 수요가 가격 급등을 초래한 측면도 있겠지만 재건축이나 교통 여건 개선과 같이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를 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보다 좋은 집’에 대한 수요 충족을 위한 주택의 고급화에 따라 가격이 오른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재화나 서비스의 본질 가치가 늘어나고 줄어듦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본요금 폐지를 통한 통신비 인하 문제도 그렇다. 우리나라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신기업이 요금을 높게 책정해서가 아니라 한국인의 데이터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그렇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사회·문화적 특성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로 통신비 부담이 높은 것이라면 직접적인 가격 인하를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이 정부를 이해하고 정부가 시장을 인정할 때 보다 나은 정책 대안을 모색할 수 있고 정책도 효과적일 수 있다. 정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째로 “안 된다”는 식의 비판을 넘어 정책 건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한발 더 다가선’ 비판이 필요하다. 아울러 소요 비용뿐 아니라 효과도 감안해 종합적으로 정책을 평가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도 시장의 비판이 타당성이 있다면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소상히 제시해야 하며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제도, 법률과 같이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을 둘러싼 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격지표가 관리 대상이 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이 일고 있지만 대체로 정부 주도의 소득성장은 노동 비용을 높인다든가, 소득이 높아진다 해도 소비나 투자가 늘어나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일반론에 그치고 있다. 공무원 증원이나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과 관련된 세부 정책 하나하나의 직간접적인 소요 비용과 기대 효과, 정책의 장단점을 자세히 다투는 논의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이래서는 제시된 여러 정책들 간 옥석 구분이 쉽지 않고 수정과 보완을 통해 정책의 질을 제고하기는 더욱 어렵다.
다른 핵심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정책에 관한 비판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불확실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늘어난다는 증거도 없는데 이를 지원하는 정책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정작 필요한 건 신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 연구와 혁신 생태계 구축, 주요 산업 관련 인프라 확충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치열한 논쟁이다. 어차피 세상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나 ‘4차 산업혁명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개별 정책들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전선이 형성되지 않고 변죽만 울리는 모양새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일부 우려를 사고 있다. 시장을 상품과 서비스가 유통되고 정보가 흐르는 복잡다기한 제도라기보다는 대기업과 투기세력 등으로 단순화해 해석하고 직접적으로 그 주체들의 행동이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이 그 예다. 투기적인 수요가 가격 급등을 초래한 측면도 있겠지만 재건축이나 교통 여건 개선과 같이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를 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보다 좋은 집’에 대한 수요 충족을 위한 주택의 고급화에 따라 가격이 오른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재화나 서비스의 본질 가치가 늘어나고 줄어듦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본요금 폐지를 통한 통신비 인하 문제도 그렇다. 우리나라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신기업이 요금을 높게 책정해서가 아니라 한국인의 데이터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그렇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사회·문화적 특성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로 통신비 부담이 높은 것이라면 직접적인 가격 인하를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이 정부를 이해하고 정부가 시장을 인정할 때 보다 나은 정책 대안을 모색할 수 있고 정책도 효과적일 수 있다. 정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째로 “안 된다”는 식의 비판을 넘어 정책 건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한발 더 다가선’ 비판이 필요하다. 아울러 소요 비용뿐 아니라 효과도 감안해 종합적으로 정책을 평가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도 시장의 비판이 타당성이 있다면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소상히 제시해야 하며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제도, 법률과 같이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을 둘러싼 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격지표가 관리 대상이 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신민영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