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대호호 '바닥'…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등 아산호서 비상 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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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에 공업용수 '비상'
산업현장도 가뭄 '비상체제'
자동차업계, 화학제품 내장재 공급 차질 우려
한화토탈·LG화학 등 지하수관정 개발 지원
불볕더위 지속 땐 용수부족 현상 악화 가능성
산업현장도 가뭄 '비상체제'
자동차업계, 화학제품 내장재 공급 차질 우려
한화토탈·LG화학 등 지하수관정 개발 지원
불볕더위 지속 땐 용수부족 현상 악화 가능성
충남 지역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산업 현장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인 대산산업단지는 공업 용수 공급을 위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제한 급수로 공장 가동을 멈추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LG화학 KCC 등이 입주한 대산산업단지는 하루에 20만~25만t의 공업용수를 사용한다. 용수 공급 안정화를 위해 대호호에서 12만t, 아산호에서 13만t을 끌어다 쓰고 있다. 문제는 유효 저수량이 4646만t인 대호호의 저수율이 18일 기준 7.8%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대호호의 연평균 저수율은 66%다.
◆얼마나 심각하길래…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당장 하루 5만t 이상의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인근 기업들은 지난주부터 임시방편으로 아산호에서 원수 5만t을 추가적으로 끌어다 직접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 5만t은 아산호에서 끌어올 수 있는 여유분의 최대치다. 박종수 서산시 기업지원과 산단관리팀장은 “지금은 그나마 물이 남아 있지만 저수지가 바짝 말라버리면 제한 급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충청남도와 서산시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는 해마다 이 지역이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아산호~삽교호 7㎞, 삽교호~대호호 6.7㎞ 등 13.7㎞ 길이의 용수로를 내년부터 건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830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량이 풍부한 아산호 용수를 하루 최대 40만t씩 삽교·대호호로 공급하는 용수로와 양수장 등을 건립하는 것이다.
울산·여수 지역 산업단지에 비해 대산산업단지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간척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상대적으로 용수 공급에 취약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유·화학 업종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물을 끓여서 나오는 스팀의 열을 활용해 각종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화학제품과 물질을 식히는 과정에도 많은 물이 필요하다.
◆폭염까지 기승
자동차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량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도 상당한 공업용수를 필요로 한다. 가뭄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하루에 4000t가량의 공업 용수를 쓴다. 아산공장은 도장과 출고 과정에서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큰 걱정이 없지만 인근 부품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차는 가뭄이 지속되면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강수량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물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은 지역 사회와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예정된 사내 행사를 모두 잠정 중단하고 ‘물 아껴쓰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4개사는 대산읍 27개 마을 지하수관정 개발을 위해 3억원을 지원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달부터 4개 리단위 농촌에 하루 2400t씩 남한강 물 일부를 끌어다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산업계는 또 최근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볕더위에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 비 소식이 거의 끊긴 가운데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용수가 더욱 빠른 속도로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8일 경북 구미·영천·경산·군위·고령·칠곡·상주·의성과 경남 밀양·창녕·합천, 대구, 광주 등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서울과 경기 성남·구리·용인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내려진다. 이날 경남 합천과 밀양, 경북 의성과 상주, 전북 장수 등의 낮 최고 기온은 6월 날씨로는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재연/박상용 기자 yeon@hankyung.com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LG화학 KCC 등이 입주한 대산산업단지는 하루에 20만~25만t의 공업용수를 사용한다. 용수 공급 안정화를 위해 대호호에서 12만t, 아산호에서 13만t을 끌어다 쓰고 있다. 문제는 유효 저수량이 4646만t인 대호호의 저수율이 18일 기준 7.8%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대호호의 연평균 저수율은 66%다.
◆얼마나 심각하길래…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당장 하루 5만t 이상의 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인근 기업들은 지난주부터 임시방편으로 아산호에서 원수 5만t을 추가적으로 끌어다 직접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 5만t은 아산호에서 끌어올 수 있는 여유분의 최대치다. 박종수 서산시 기업지원과 산단관리팀장은 “지금은 그나마 물이 남아 있지만 저수지가 바짝 말라버리면 제한 급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충청남도와 서산시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는 해마다 이 지역이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아산호~삽교호 7㎞, 삽교호~대호호 6.7㎞ 등 13.7㎞ 길이의 용수로를 내년부터 건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830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량이 풍부한 아산호 용수를 하루 최대 40만t씩 삽교·대호호로 공급하는 용수로와 양수장 등을 건립하는 것이다.
울산·여수 지역 산업단지에 비해 대산산업단지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간척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상대적으로 용수 공급에 취약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유·화학 업종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한다. 물을 끓여서 나오는 스팀의 열을 활용해 각종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화학제품과 물질을 식히는 과정에도 많은 물이 필요하다.
◆폭염까지 기승
자동차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량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도 상당한 공업용수를 필요로 한다. 가뭄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하루에 4000t가량의 공업 용수를 쓴다. 아산공장은 도장과 출고 과정에서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큰 걱정이 없지만 인근 부품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차는 가뭄이 지속되면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강수량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물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은 지역 사회와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예정된 사내 행사를 모두 잠정 중단하고 ‘물 아껴쓰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4개사는 대산읍 27개 마을 지하수관정 개발을 위해 3억원을 지원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달부터 4개 리단위 농촌에 하루 2400t씩 남한강 물 일부를 끌어다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산업계는 또 최근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볕더위에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 비 소식이 거의 끊긴 가운데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용수가 더욱 빠른 속도로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8일 경북 구미·영천·경산·군위·고령·칠곡·상주·의성과 경남 밀양·창녕·합천, 대구, 광주 등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서울과 경기 성남·구리·용인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내려진다. 이날 경남 합천과 밀양, 경북 의성과 상주, 전북 장수 등의 낮 최고 기온은 6월 날씨로는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재연/박상용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