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텔링] SKY 대나무숲은 '연애의 숲'‥고발성 단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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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나무숲 빅데이터
SKY 6개월치 1만2747건 제보글 분석
#1. 단어구름 분석 :) '일기장' 대나무숲
#2. 댓글 · 좋아요 1위 고민은 '연애'
#3. SKY숲 상위 100개 중 고발성 2.7% 뿐
#4. 연세대숲 측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
SKY 6개월치 1만2747건 제보글 분석
#1. 단어구름 분석 :) '일기장' 대나무숲
#2. 댓글 · 좋아요 1위 고민은 '연애'
#3. SKY숲 상위 100개 중 고발성 2.7% 뿐
#4. 연세대숲 측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
[편집자 주] 'OO 옆 대나무숲'.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왕의 신체 비밀을 외쳤던 곳, 바로 대나무숲이죠. 이를 따라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이 학교나 직장의 불만 사항을 토로하거나 부조리를 고발하는 디지털 공간 '대나무숲'은 하루가 다르게 울창하게 커가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 '대나무숲'은 이제 페이스북에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 대학교별 대나무숲 인기가 높죠. 현재 페이스북에 대학교나 학과 이름을 단 대나무숲 페이지는 총 107개입니다.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대학은 총 432곳. 5곳 중 한 곳 꼴로 대나무숲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최고 명문대라 불리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나무숲 이용자가 가장 많습니다.
6월 12일 기준으로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이하 서울대숲)이 28만 3126명으로 팬 수가 가장 많습니다. 17만984명으로 2위인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이하 고려대숲)보다도 60% 이상 많죠. 서울·고려대숲에 이어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이하 연세대숲)이 팬 수 10만8907명으로 3위입니다.
대나무숲 팬 수도 공교롭게도 S, K, Y 순입니다. 그렇다면 이 3곳 대나무숲엔 어떤 비밀과 부당함을 폭로하는 외침이 많을까요. 학교별 다양한 학내 문제와 부조리, 취업난 등 고민이 넘칠텐데 말입니다.
뉴스래빗이 서울·고려·연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최근 6개월치 글 총 1만2747건(서울대숲 4120건, 고려대숲 4723건, 연세대숲 3904건)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대나무숲은 '연애의 숲'이었습니다.
#1. 단어구름 분석 :) '일기장' 대나무숲
대나무숲에서 대학생이 나누고 있는 고민거리는 다양했습니다. 형태소 분석으로도 종잡을 수 없을 정도죠.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6개월치 내용 형태소 분석 결과에서 명사만 추려 각 대나무숲 별 '단어 구름(word cloud)'을 그렸습니다. 의미가 모호한 한 글자 단어는 가독성 향상을 위해 제외했습니다. 세 대나무숲의 출현 빈도 상위 단어는 대체로 유사합니다. 서울·고려·연세대숲 형태소 분석 결과 '사람', '생각', '친구', '마음', '사랑', '시간'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연세대숲에서 '시간'이 '마음', '사랑'보다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순서까지 같습니다. 빈도와 순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어 '공부', '연애', '행복', '학교', '혼자'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키워드들 어떤 느낌인가요. 일기장에 나오는 단어들 같습니다. 타인에게 털어놓기 힘든 내 고민을 혼자 끄적여보고, 고민하고, 기록하는 일기장. SKY 대학생의 대나무숲은 학내 문제를 고발하는 제보 창구가 아닌 고민 상담의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고민이 많을까요.
#2. 댓글 · 좋아요 1위 고민은 '연애'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페이스북에서 댓글과 감정 표현 수가 많은 상위 10개 글을 각각 추렸습니다. 그 결과 세 학교 모두 연애 관련 글 비중이 단연 1위입니다.
▽ 서울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 글
▽▽ 동그라미 터치해서 글 내용 확인 !.!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 서울대숲 반응 1위 글 : 남자친구에게
서울대숲 페이스북에서 지난 6개월동안 가장 많은 댓글(2만6975개)이 달린 글은 익명의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글입니다. 여성은 군대 전역 후 동아리·대외활동 등으로 자신에게 소홀해진 남자친구에게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고 이별을 고합니다. 댓글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이 달린 글도 연애 심경 글입니다. 서울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개 글 중 6개가 연애 관련 내용입니다.
감정 표현 수 기준으로 상위 10개를 꼽아도 연애 관련 글이 5개로 절반을 차지합니다. 1위는 앞서 댓글이 가장 많았던 글입니다. '좋아요', '멋져요' 등 감정 표현이 10만364개 쏟아졌습니다. 댓글 1위 글을 대나무숲에 제보한 여성조차 "이렇게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을 줄 상상도 못했다"고 놀라워했습니다.
▽ 고려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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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 고려대숲 반응 1위 글 : 양다리 걸친 남자
고려대 대나무숲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댓글 수 기준 상위 10개 제보 중 7개가 연애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나머지 3개는 해외여행, 술주정, 이름 관련 에피소드죠.
6개월치 글 가운데 댓글이 가장 많았던(1만4548개) 제보자는 자신을 '양다리 걸친 남자'라고 적었습니다. 화장 안한 여자친구를 지하철에서 알아보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화장한 여자친구와 민낯의 여자친구를 양다리 걸치듯 따로 만난 것 같다고 표현했죠. 이 글에 쏟아진 공감은 4만3559개로 6개월치 글 중 가장 많습니다.
▽ 연세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 글
▽▽ 동그라미 터치해서 글 내용 확인 !.!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 연세대숲 연애 1위 글 : 남자친구 대신 사과
연세대숲 댓글 수 상위 10개 제보는 주제 분포가 상대적으로 고른 편입니다. 다만 연애 관련 제보가 가장 많은 건 서울·고려대숲과 마찬가지입니다. 상위 10위 글 중 연애 관련 3개, 일상·친구·잡담이 각 2개씩입니다.
전체 공감수 2위, 연애 주제 중 가장 공감 수가 많은 글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남자친구를 보며 마음이 아픈 여성의 글입니다. "(돈이 많이 없어) 땅에 떨어진 마스카라를 주워 내게 선물한 남자친구 대신 마스카라를 잃어버린 여성에게 사과합니다"였습니다.
다만 연세대는 최다 댓글이나 최다 공감이 연애 관련 글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SNS에서 툭하면 '밍 어쩌구저쩌구 밍' 하는데 말 할 때마다 밍밍 거리지좀 맙시다"란 짧은 제보가 2393개 댓글로 1위입니다.
공감 1위(7186개) 글은 자기 위로였습니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로 뭘 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취업 준비생의 어려움을 토로했죠.
#3. SKY숲 상위 100개 중 고발성 2.7% 뿐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6개월치 글 중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를 각각 추렸습니다. 총 300개 글 중 128개, 즉 42.7% 주제가 연애였습니다. 서울대숲이 51%(100개 중 51개), 고려대숲 50%(100개 중 50개), 연세대숲 27%(100개 중 27개)입니다. 서울·고려대숲은 제보 두 건 중 한 건이 연애 고민이란 뜻입니다. 대나무숲은 연애 상담소인 셈입니다.
사실 뉴스래빗이 3대 대학교의 대나무숲을 데이터 저널리즘 기법으로 들여다 본 이유는 대나무숲 분석으로 각 학내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교수의 성추행이나 부적절한 언행, 비싼 등록금 문제, 현실적 취업난, 고압적 학교 행정, 남녀 차별, 성소수자 등의 학내 이슈들 말입니다. 실제 페이스북 팬 수 1, 2, 3위인 서울·고려·연세대숲 제보 내용이 보도되면서 문제 제기의 기폭제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내 이슈 고발성 제보는 상위 300개 제보(댓글 기준) 중 8개, 2.7%에 불과했습니다. 연세대숲이 5개, 서울대숲이 2개, 고려대숲이 1개 입니다. 공감 수 기준으로 봐도 12개(연세대숲 5개, 서울대숲 4개, 고려대숲 3개) 뿐입니다. 연애 글 비중은 50%에 달하는데 말이죠. 대나무숲은 '익명 연애의 숲'입니다.
#4. 연세대숲 측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
왜 그럴까요. 학내 고발 대나무숲이 필요없을 만큼 각 대학은 좋은 곳일까요. 아니면 요즘 대학생은 학내 문제 제기에 관심이 없는 걸까요.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관리자에게 각각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연세대숲 관리자가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고려대숲 관리자는 "운영 방침 상 외부 인터뷰 등을 받지 않고 있다"며 거절했습니다. 서울대숲 관리자는 응답이 없었습니다.
연세대숲의 한 관리자는 "들어오는 제보 중 연애 관련 글이 반 이상 된다고 느낀다"며 "학내 문제에 대한 고발은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연애 글 비중이 높은 이유를 묻자 "대나무숲 사용 패턴은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한다"며 "때론 사회와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연애와 소통에 적극적인 한국 대학생의 특성이 대나무숲이라는 공간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습니다. # 데이터텔링 ?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이 선보이는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오픈소스를 활용한 독자 참여형 콘텐츠와 아이콘 버튼을 통해 관련 자료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와 직관적인 그래픽이 특징입니다. 뉴스래빗이 만드는 다른 실험적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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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왕의 신체 비밀을 외쳤던 곳, 바로 대나무숲이죠. 이를 따라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이 학교나 직장의 불만 사항을 토로하거나 부조리를 고발하는 디지털 공간 '대나무숲'은 하루가 다르게 울창하게 커가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 '대나무숲'은 이제 페이스북에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 대학교별 대나무숲 인기가 높죠. 현재 페이스북에 대학교나 학과 이름을 단 대나무숲 페이지는 총 107개입니다.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대학은 총 432곳. 5곳 중 한 곳 꼴로 대나무숲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최고 명문대라 불리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나무숲 이용자가 가장 많습니다.
6월 12일 기준으로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이하 서울대숲)이 28만 3126명으로 팬 수가 가장 많습니다. 17만984명으로 2위인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이하 고려대숲)보다도 60% 이상 많죠. 서울·고려대숲에 이어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이하 연세대숲)이 팬 수 10만8907명으로 3위입니다.
대나무숲 팬 수도 공교롭게도 S, K, Y 순입니다. 그렇다면 이 3곳 대나무숲엔 어떤 비밀과 부당함을 폭로하는 외침이 많을까요. 학교별 다양한 학내 문제와 부조리, 취업난 등 고민이 넘칠텐데 말입니다.
뉴스래빗이 서울·고려·연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최근 6개월치 글 총 1만2747건(서울대숲 4120건, 고려대숲 4723건, 연세대숲 3904건)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대나무숲은 '연애의 숲'이었습니다.
#1. 단어구름 분석 :) '일기장' 대나무숲
대나무숲에서 대학생이 나누고 있는 고민거리는 다양했습니다. 형태소 분석으로도 종잡을 수 없을 정도죠.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6개월치 내용 형태소 분석 결과에서 명사만 추려 각 대나무숲 별 '단어 구름(word cloud)'을 그렸습니다. 의미가 모호한 한 글자 단어는 가독성 향상을 위해 제외했습니다. 세 대나무숲의 출현 빈도 상위 단어는 대체로 유사합니다. 서울·고려·연세대숲 형태소 분석 결과 '사람', '생각', '친구', '마음', '사랑', '시간' 등이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연세대숲에서 '시간'이 '마음', '사랑'보다 높다는 점을 제외하면 순서까지 같습니다. 빈도와 순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어 '공부', '연애', '행복', '학교', '혼자'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키워드들 어떤 느낌인가요. 일기장에 나오는 단어들 같습니다. 타인에게 털어놓기 힘든 내 고민을 혼자 끄적여보고, 고민하고, 기록하는 일기장. SKY 대학생의 대나무숲은 학내 문제를 고발하는 제보 창구가 아닌 고민 상담의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고민이 많을까요.
#2. 댓글 · 좋아요 1위 고민은 '연애'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페이스북에서 댓글과 감정 표현 수가 많은 상위 10개 글을 각각 추렸습니다. 그 결과 세 학교 모두 연애 관련 글 비중이 단연 1위입니다.
▽ 서울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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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숲 반응 1위 글 : 남자친구에게
서울대숲 페이스북에서 지난 6개월동안 가장 많은 댓글(2만6975개)이 달린 글은 익명의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글입니다. 여성은 군대 전역 후 동아리·대외활동 등으로 자신에게 소홀해진 남자친구에게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고 이별을 고합니다. 댓글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이 달린 글도 연애 심경 글입니다. 서울대숲 댓글 수 기준 상위 10개 글 중 6개가 연애 관련 내용입니다.
감정 표현 수 기준으로 상위 10개를 꼽아도 연애 관련 글이 5개로 절반을 차지합니다. 1위는 앞서 댓글이 가장 많았던 글입니다. '좋아요', '멋져요' 등 감정 표현이 10만364개 쏟아졌습니다. 댓글 1위 글을 대나무숲에 제보한 여성조차 "이렇게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을 줄 상상도 못했다"고 놀라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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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숲 반응 1위 글 : 양다리 걸친 남자
고려대 대나무숲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댓글 수 기준 상위 10개 제보 중 7개가 연애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나머지 3개는 해외여행, 술주정, 이름 관련 에피소드죠.
6개월치 글 가운데 댓글이 가장 많았던(1만4548개) 제보자는 자신을 '양다리 걸친 남자'라고 적었습니다. 화장 안한 여자친구를 지하철에서 알아보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화장한 여자친구와 민낯의 여자친구를 양다리 걸치듯 따로 만난 것 같다고 표현했죠. 이 글에 쏟아진 공감은 4만3559개로 6개월치 글 중 가장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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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숲 연애 1위 글 : 남자친구 대신 사과
연세대숲 댓글 수 상위 10개 제보는 주제 분포가 상대적으로 고른 편입니다. 다만 연애 관련 제보가 가장 많은 건 서울·고려대숲과 마찬가지입니다. 상위 10위 글 중 연애 관련 3개, 일상·친구·잡담이 각 2개씩입니다.
전체 공감수 2위, 연애 주제 중 가장 공감 수가 많은 글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남자친구를 보며 마음이 아픈 여성의 글입니다. "(돈이 많이 없어) 땅에 떨어진 마스카라를 주워 내게 선물한 남자친구 대신 마스카라를 잃어버린 여성에게 사과합니다"였습니다.
다만 연세대는 최다 댓글이나 최다 공감이 연애 관련 글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SNS에서 툭하면 '밍 어쩌구저쩌구 밍' 하는데 말 할 때마다 밍밍 거리지좀 맙시다"란 짧은 제보가 2393개 댓글로 1위입니다.
공감 1위(7186개) 글은 자기 위로였습니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로 뭘 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취업 준비생의 어려움을 토로했죠.
#3. SKY숲 상위 100개 중 고발성 2.7% 뿐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6개월치 글 중 댓글 수 기준 상위 100개를 각각 추렸습니다. 총 300개 글 중 128개, 즉 42.7% 주제가 연애였습니다. 서울대숲이 51%(100개 중 51개), 고려대숲 50%(100개 중 50개), 연세대숲 27%(100개 중 27개)입니다. 서울·고려대숲은 제보 두 건 중 한 건이 연애 고민이란 뜻입니다. 대나무숲은 연애 상담소인 셈입니다.
사실 뉴스래빗이 3대 대학교의 대나무숲을 데이터 저널리즘 기법으로 들여다 본 이유는 대나무숲 분석으로 각 학내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교수의 성추행이나 부적절한 언행, 비싼 등록금 문제, 현실적 취업난, 고압적 학교 행정, 남녀 차별, 성소수자 등의 학내 이슈들 말입니다. 실제 페이스북 팬 수 1, 2, 3위인 서울·고려·연세대숲 제보 내용이 보도되면서 문제 제기의 기폭제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내 이슈 고발성 제보는 상위 300개 제보(댓글 기준) 중 8개, 2.7%에 불과했습니다. 연세대숲이 5개, 서울대숲이 2개, 고려대숲이 1개 입니다. 공감 수 기준으로 봐도 12개(연세대숲 5개, 서울대숲 4개, 고려대숲 3개) 뿐입니다. 연애 글 비중은 50%에 달하는데 말이죠. 대나무숲은 '익명 연애의 숲'입니다.
#4. 연세대숲 측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
왜 그럴까요. 학내 고발 대나무숲이 필요없을 만큼 각 대학은 좋은 곳일까요. 아니면 요즘 대학생은 학내 문제 제기에 관심이 없는 걸까요. 뉴스래빗은 서울·고려·연세대숲 관리자에게 각각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연세대숲 관리자가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고려대숲 관리자는 "운영 방침 상 외부 인터뷰 등을 받지 않고 있다"며 거절했습니다. 서울대숲 관리자는 응답이 없었습니다.
연세대숲의 한 관리자는 "들어오는 제보 중 연애 관련 글이 반 이상 된다고 느낀다"며 "학내 문제에 대한 고발은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연애 글 비중이 높은 이유를 묻자 "대나무숲 사용 패턴은 한국 대학생답다고 생각한다"며 "때론 사회와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연애와 소통에 적극적인 한국 대학생의 특성이 대나무숲이라는 공간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습니다. # 데이터텔링 ?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이 선보이는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오픈소스를 활용한 독자 참여형 콘텐츠와 아이콘 버튼을 통해 관련 자료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와 직관적인 그래픽이 특징입니다. 뉴스래빗이 만드는 다른 실험적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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