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제조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 공장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독일 지멘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장조사업체들은 IoT 플랫폼 시장 규모가 3년 내 1500억달러(약 170조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E는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브릴리언트 팩토리(총명한 공장)’를 표방한다.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15년 8월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레딕스를 출시했다.

프레딕스는 공장 내 모든 장비에 센서를 부착한 뒤 여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공장의 물리적 정보를 모두 데이터화해 사이버 공간에 이와 똑같은 디지털 공장을 만든 뒤 운영에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됐다. 인텔, AT&T, 소프트뱅크, 시스코 등 300여 개 기업이 프레딕스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화테크윈이 GE와 MOU를 맺고 독자적인 기술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멘스도 IoT 플랫폼 마인드스피어를 내놓고 GE를 추격 중이다. 지멘스는 100여 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코카콜라 아마존 SAP 등의 기업이 마인드스피어를 채택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파트너십 협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마인드스피어를 채택하는 기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지멘스는 기대하고 있다.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 지멘스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멘스는 독일 암베르크에 스마트 공장을 지어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공정의 75%를 로봇이 자율 가동한다. 불량률은 0.001% 수준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