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개인 의견" 한발 뺐지만
"북한 미사일·핵동결 전제로 한·미 훈련 축소" 계속 주장
청와대가 19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워싱턴 발언’ 파장이 확산되자 긴급 진화에 나섰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양측 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문 특보의 돌출 발언이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양국 동맹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돌출 발언 vs 의도된 발언
문 특보는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핵폐기가 아니라 핵동결을 전제로 한 발언 취지는 중국 등이 주장해온 논리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한·미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특보가 방미 전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 “상견례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미국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조율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율’은 아니었어도 ‘사전 교감’을 거쳤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멘토 역할을 해온 문 특보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대통령 의중에서 벗어난 돌출 발언을 했을 것이란 분석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진화 위해 외교 채널 풀가동
외교안보팀엔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는 미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교 채널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조만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을 홀대했다는 지적에 구체적으로 날짜를 예시하면서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말 매케인 위원장을 비롯해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등의 방문 요청이 있었다”며 “네 명의 요청에 대해 미 대사관과 조율을 거쳐 면담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두 차례 대통령과 오찬 일정을 잡았지만 (매케인 측 사정으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며 “매케인 위원장을 안 만나준다거나 홀대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야권은 문 특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외교안보의 폭탄이나 마찬가지”라며 “문 대통령은 문 특보의 위험한 언행을 개인 견해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특보 “개인 의견” 진화 나서
문 특보는 이날 뉴욕 맨해튼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한반도 위기, 한·미 동맹의 의미’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사진), 발언 파문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중단을 전제로 한 한·미 간 군사훈련 축소와 대화 필요성은 강조했다.
문 특보는 사드 관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선 “국내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하다”며 “외국의 전략적 무기를 들여오는데 어떤 국가가 일방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 절반이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런 민감한 문제를) 여론조사 결과로만 결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문 특보는 그러나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라며 “내 발언은 개인적 차원이며,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이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군이나 정부 쪽에서 한 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간 쪽에서 했을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위 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일본 오사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무인기를 민간에서 보내는 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아주 높고, 정전협정에도 위반된다. 우리가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위 안보실장은 "북한이 (무인기 침투를) 제기하니까 파악한다는 게 아니라 당연히 파악해야 한다. 북한과 하는 단계가 아니라 우리 안에서 파악하는 단계"라며 "파악해서 필요한 대로 위법 조치를 해야 한다. 처벌 가능성이 있으면 처벌해야 한다. 그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이어 "북한이 우리에게 무인기를 보낸 적도 있다. 청와대에 보냈고, 용산에도 보냈고, 많이 있다. 그것 또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균형 있는 입장하에서 우리가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처하고, 서로 간에 조심할 게 있으면 하고, 짚을 게 있으면 짚고, 바람직하기로는 그런 위반 사항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위 안보실장은 일각에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오해 해소 과정이 남북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무인기 침투 조사가) 남북관계의 계기가 된다든지,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가 일하는 입장에서는 거기까진 가지 않았다"며 "북한과 대화, 접점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법률 체제, 정전체제,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남측이나 미국 측에 대해 완벽한 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당게)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한 전 대표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조작으로 제명했다"며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말했다.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좋아하는 로마의 법언 중에 'suum cuique'란 말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각자에게 그의 것을'이란 뜻이다"라며 "어떤 개인의 행위에 대한 포상이나 처벌은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정확히 그 행위에 상응하는 적절한 것이어야 한다는 뜻인데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은 과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적었다.권 의원은 "물론 여당 대표가 당게에 익명 뒤에 숨어 자당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한 것은 잘한 일도, 정상적인 일도 아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이 행위에 대해 바로 가장 강한 징계인 '제명처분'을 내리는 것은 한 전 대표의 비행에 상응하는 수준을 넘는, 즉 '그의 것'을 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최고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확정될 텐데 최고위원회도 바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한 전 대표 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면서 "한 전 대표 측도 밖에서 당을 비난만 할 일이 아니라 당내 절차에 협조하고 그 절차 속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 우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제명을 결정한 것에 대해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며 "국민, 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한 전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윤리위가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태'를 '여론 조작'으로 규정하고 최고 수위인 제명 결정을 내리자 윤리위 심사 결과가 '허위 조작'이고 이를 토대로 제명한 것이라며 맞받은 것이다.한 전 대표는 윤리위 결정이 이미 답을 정해 놓은 결과라며 "재심을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회견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형동·배현진·박정훈·정성국·고동진·유용원 의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이 배석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