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50억달러(약 17조원)를 들여 브라질의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한다. 브라질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틈을 타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은 2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펀드를 조성해 이번주부터 운용에 들어가기로 했다. 중국이 150억달러를 투자하고, 브라질이 50억달러를 부담한다. 펀드 규모는 지난해 중국이 브라질에 투자한 액수보다 7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알로이지우 누네스 브라질 외교장관은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중국·브라질 외교장관급 전면적 전략대화’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브라질은 동서양 대륙의 최대 개발도상국이자 신흥 경제국”이라며 “중국은 브라질과 함께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약속을 적극 이행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네스 장관은 “브라질은 항상 중국과의 관계를 외교 우선순위에 뒀다”며 “경제 무역 확대와 인프라 건설, 금융투자 및 과학기술 개발 등의 영역에서 협력해 나가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자원 부국인 브라질은 글로벌 원자재 붐이 꺼지면서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기에 빠진 브라질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5년 5월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공상은행을 비롯한 중국 국유 은행들은 1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