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서 수제맥주 만드는 문경의 '억·만 형제'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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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돌아오는 경북 - 문경산동네영농법인 김억종·만종 씨
오미자 활용해 지난해 1억5000만원 매출
발효과정서 탱크 폭발 등 시행착오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레시피 터득
점촌 IPA, 이태원·강남 유명펍에 납품
주문 폭주해 문경시내에 새 양조장 지어
문경을 한국의 맥주 관광도시로 일굴 것
오미자 활용해 지난해 1억5000만원 매출
발효과정서 탱크 폭발 등 시행착오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레시피 터득
점촌 IPA, 이태원·강남 유명펍에 납품
주문 폭주해 문경시내에 새 양조장 지어
문경을 한국의 맥주 관광도시로 일굴 것
경북 문경의 산골짜기에서 수제맥주를 만들어 억대 매출을 올리는 형제가 화제다. 문경산동네영농법인 김억종(35)·만종(30)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해 오미자를 활용한 독특한 수제맥주로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점촌 IPA(인디언 페일에일)’ ‘주흘 바이젠’ ‘오미자맥주’ 등이 형제가 제조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수제맥주 브랜드다. 점촌은 문경시와 통합된 문경의 옛 이름이고 주흘은 문경의 주흘산에서 따왔다. 이들 형제는 공부도 꽤 잘했지만 ‘미래는 오히려 농업에 있다’는 아버지 김규천 씨(61)의 권유로 농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문경시 관광과에서 오래 근무한 아버지의 깨인 생각 덕분이었다. 형 억종씨는 문경에는 농업계 고등학교가 없어 안동까지 유학을 갔다. 농고로 진학한 이들은 대학도 농업전문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익혔다.
첫 도전은 문경의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와인 제조. 하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수제맥주로 방향을 바꿨다. 형제는 2010년 수제맥주 면허를 딴 이듬해부터 수제맥주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억종씨는 “와인 생산 과정을 배우기 위해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전통주 제조법을 배우기도 했지만 수제맥주는 독학으로 익혔다”고 말했다.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다. 발효 과정에서 탱크가 폭발, 원료를 사용하지 못해 수백만원의 피해를 봤고 사고 위험을 겪기도 했다. 그는 “효모의 양이 1~2g만 차이가 나거나 탱크 세척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20~30일 고생한 노력이 한 번에 사라진다”며 “실패를 거듭하며 문경 오미자 수제맥주의 레시피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수제 맥주 양조장이 있는 곳은 문경시청에서 산길을 따라 30㎞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산골마을이다. 억종씨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견학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의 맑은 물과 청정 오미자로 만든 하나뿐인 오미자맥주 제조법과 삼부자 얘기를 듣기 위해서다.
오미자맥주는 2014년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 대한 유통 규제가 완화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조장에서만 판매할 수 있던 수제맥주의 전국 유통이 가능해져 소비가 많은 서울에서 팔 수 있게 됐다.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홍대, 종로, 이태원과 강남의 유명 맥주펍에 납품하고 있다. 점촌 IPA는 수제맥주 마니아 사이에서 명품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일반 생맥주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김씨 형제는 투자가와 함께 문경시내에 500㎡ 규모의 기와로 된 새 양조장을 짓고 있다. 지금 생산 규모로는 전국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을 소화할 수 없어서다. 억종씨는 “생산 규모를 연간 3만L에서 30만L로 10배 늘린다”며 “새 양조장이 완공되면 관광객에게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올해 10억원, 내년에는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생 만종씨는 “아버지가 늘 얘기하시던 농업의 중요성을 학창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농업에 미래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세계적인 수제맥주 전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아버지 김규천씨는 “130만 인구의 뮌헨이 맥주 하나로 잘사는 도시가 됐는데 인구 7만여 명의 문경이 맥주로 유명해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외국처럼 수제 맥주트레일 같은 상품도 개발한다면 문경이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이들은 지난해 오미자를 활용한 독특한 수제맥주로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점촌 IPA(인디언 페일에일)’ ‘주흘 바이젠’ ‘오미자맥주’ 등이 형제가 제조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수제맥주 브랜드다. 점촌은 문경시와 통합된 문경의 옛 이름이고 주흘은 문경의 주흘산에서 따왔다. 이들 형제는 공부도 꽤 잘했지만 ‘미래는 오히려 농업에 있다’는 아버지 김규천 씨(61)의 권유로 농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문경시 관광과에서 오래 근무한 아버지의 깨인 생각 덕분이었다. 형 억종씨는 문경에는 농업계 고등학교가 없어 안동까지 유학을 갔다. 농고로 진학한 이들은 대학도 농업전문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익혔다.
첫 도전은 문경의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와인 제조. 하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한 번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수제맥주로 방향을 바꿨다. 형제는 2010년 수제맥주 면허를 딴 이듬해부터 수제맥주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억종씨는 “와인 생산 과정을 배우기 위해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전통주 제조법을 배우기도 했지만 수제맥주는 독학으로 익혔다”고 말했다.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번 실패를 거듭했다. 발효 과정에서 탱크가 폭발, 원료를 사용하지 못해 수백만원의 피해를 봤고 사고 위험을 겪기도 했다. 그는 “효모의 양이 1~2g만 차이가 나거나 탱크 세척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20~30일 고생한 노력이 한 번에 사라진다”며 “실패를 거듭하며 문경 오미자 수제맥주의 레시피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수제 맥주 양조장이 있는 곳은 문경시청에서 산길을 따라 30㎞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산골마을이다. 억종씨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견학 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의 맑은 물과 청정 오미자로 만든 하나뿐인 오미자맥주 제조법과 삼부자 얘기를 듣기 위해서다.
오미자맥주는 2014년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 대한 유통 규제가 완화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조장에서만 판매할 수 있던 수제맥주의 전국 유통이 가능해져 소비가 많은 서울에서 팔 수 있게 됐다.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홍대, 종로, 이태원과 강남의 유명 맥주펍에 납품하고 있다. 점촌 IPA는 수제맥주 마니아 사이에서 명품으로 소문이 나 있다. 일반 생맥주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김씨 형제는 투자가와 함께 문경시내에 500㎡ 규모의 기와로 된 새 양조장을 짓고 있다. 지금 생산 규모로는 전국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을 소화할 수 없어서다. 억종씨는 “생산 규모를 연간 3만L에서 30만L로 10배 늘린다”며 “새 양조장이 완공되면 관광객에게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올해 10억원, 내년에는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생 만종씨는 “아버지가 늘 얘기하시던 농업의 중요성을 학창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농업에 미래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세계적인 수제맥주 전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아버지 김규천씨는 “130만 인구의 뮌헨이 맥주 하나로 잘사는 도시가 됐는데 인구 7만여 명의 문경이 맥주로 유명해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외국처럼 수제 맥주트레일 같은 상품도 개발한다면 문경이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