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이 20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이 20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은 양국 대통령이 동맹국 수장으로서 서로 편안하게 만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특정 결과가 금방 나오길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갖고 서로 압박하면 안 된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20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하스 회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외교 자문을 맡았다.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하스 회장은 이달 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두 나라의 국방장관과 외교정책 수장도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이라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나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관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주제를 앞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입장차에 대해 “사드 배치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고려하면 사드 배치를 늦추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가 우리가 바라는 바이지만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핵 능력을 동결하거나 상한선을 그어 놓고 핵 사찰을 하는 것을 두고 외교적 협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선 물리적 공격보다는 외교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북한에 대해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지금처럼 내버려두는 것’과 ‘선제적, 예방적 차원의 미사일 공격’ 등 선택 사항이 있겠지만 두 가지 모두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북한을 외교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만일 중국이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중국의 은행 또는 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