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만난 작은 거인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직원, 그 이름은 'AI'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옷가게·식당 사장님도 AI 쓰는 미래
첨단 기술, IT 플랫폼 통해 소상공인 품으로
첨단 기술, IT 플랫폼 통해 소상공인 품으로
① 억대 매출액 소상공인 성공신화…비결은 '플랫폼'
② "하루에 전화만 200통"…명함 대신 스마트폰 든 차 수리공
③ 누구나 보는 네이버, 병아리 사장님도 쉽고 빠른 창업
④ 고객도 모르게 빠져드는 쇼핑몰, '빅데이터'가 일등공신
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직원, 그 이름은 'AI'
"결혼식 갈 때 하늘색 원피스와 어울릴 구두가 있니?"
카톡~ "이 구두는 어떠세요?"
새벽 1시. 야근 후 집에 온 김사라씨(가명)가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카카오톡 채팅방에 수제 여성화 전문점에서 보낸 구두 사진이 뜬다.
"측면도 보여줘", "사이즈가 크게 나왔니?"
몇 가지 질문을 더 한 김씨는 구두를 사기로 결정하고 채팅방에서 주문과 결제를 마쳤다. 늦은 시간까지 까다로운 김씨를 응대한 것은 신발 가게 주인이 아닌 인공지능(AI) 챗봇이었다.
AI가 일상화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상이기는 하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간단한 질의응답과 추천 서비스를 수행하는 챗봇이 IT 플랫폼 곳곳에 적용돼 있다.
AI 시대가 다가오면서 소상공인들의 사업 환경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4시간 깨어있는 'AI 직원'이 사업자가 잠든 밤 혼자서 매출을 올리는 날이 머지 않았다.
◆ 카카오·네이버, AI로 비즈니스 돕는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메신저 카카오톡을 AI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당장은 카카오톡에 상품 구매나 주문 기능을 넣는 작업이 한창이다. 올 들어 선보인 배달음식 주문과 마트 장보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재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주문이 가능하지만 향후 꾸준히 가맹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는 소규모 업체 상품을 살 수 있는 '카카오톡 스토어'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제휴를 통해 운영되던 유료 비즈니스용 계정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무료로 개방했다. 영세 사업자 개인도 부담 없이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친구 추가 경로와 콘텐츠 반응 등 마케팅에 유용한 데이터도 제공된다. 카카오는 향후 플러스친구에 주문과 예약, 자동 상담 기능을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이라는 미래 비전을 내걸고 첨단 기술의 대중화에 나섰다. 대중화의 첫걸음은 다양한 비즈니스 도구를 만드는 일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AI 등 첨단 기술을 소규모 사업자와 창작자가 각자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일상의 도구로 만들어내는 게 네이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기술의 도구화 사례로 꼽는 것 중 하나는 메신저 서비스 '네이버 톡톡'이다. 현재 네이버 톡톡은 쇼핑몰 이용자들의 자주묻는 질문에 자동응답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운영자를 대신해 실시간 재고 상황과 배송 상태 등을 바로 안내할 수 있다. 네이버 톡톡과 대화한 이용자의 12.4%는 실제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에는 사업자 대신 주문을 받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용자 개인의 취향을 읽어 사업자보다 더 예리하게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계의 자동응답을 듣는 게 아니라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의 사업 단계별로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AI 비즈니스 어드바이저'도 개발 중이다. ◆O2O 스타트업도 챗봇 열풍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AI 챗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챗봇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과 이용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준다는 전략이다. 전화나 게시판 문의 감소에 따른 가맹점의 인건비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AI 프로젝트 '배민 데이빗'을 가동하고 챗봇 개발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프로젝트에 100억원을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숙박 예약 앱 '여기어때'는 지난 3월 챗봇 '알프레도'를 도입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고객센터가 바쁜 오후 4시~6시에 챗봇을 실행하는 사람이 많다"며 "빠른 고객센터 연결과 숙소 추천을 원하는 이용자가 주로 챗봇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끝)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그래픽=강동희 한경닷컴 기자 ar4916@hankyung.com
② "하루에 전화만 200통"…명함 대신 스마트폰 든 차 수리공
③ 누구나 보는 네이버, 병아리 사장님도 쉽고 빠른 창업
④ 고객도 모르게 빠져드는 쇼핑몰, '빅데이터'가 일등공신
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직원, 그 이름은 'AI'
"결혼식 갈 때 하늘색 원피스와 어울릴 구두가 있니?"
카톡~ "이 구두는 어떠세요?"
새벽 1시. 야근 후 집에 온 김사라씨(가명)가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카카오톡 채팅방에 수제 여성화 전문점에서 보낸 구두 사진이 뜬다.
"측면도 보여줘", "사이즈가 크게 나왔니?"
몇 가지 질문을 더 한 김씨는 구두를 사기로 결정하고 채팅방에서 주문과 결제를 마쳤다. 늦은 시간까지 까다로운 김씨를 응대한 것은 신발 가게 주인이 아닌 인공지능(AI) 챗봇이었다.
AI가 일상화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상이기는 하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간단한 질의응답과 추천 서비스를 수행하는 챗봇이 IT 플랫폼 곳곳에 적용돼 있다.
AI 시대가 다가오면서 소상공인들의 사업 환경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4시간 깨어있는 'AI 직원'이 사업자가 잠든 밤 혼자서 매출을 올리는 날이 머지 않았다.
◆ 카카오·네이버, AI로 비즈니스 돕는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메신저 카카오톡을 AI 기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당장은 카카오톡에 상품 구매나 주문 기능을 넣는 작업이 한창이다. 올 들어 선보인 배달음식 주문과 마트 장보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재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주문이 가능하지만 향후 꾸준히 가맹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는 소규모 업체 상품을 살 수 있는 '카카오톡 스토어'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제휴를 통해 운영되던 유료 비즈니스용 계정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무료로 개방했다. 영세 사업자 개인도 부담 없이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친구 추가 경로와 콘텐츠 반응 등 마케팅에 유용한 데이터도 제공된다. 카카오는 향후 플러스친구에 주문과 예약, 자동 상담 기능을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이라는 미래 비전을 내걸고 첨단 기술의 대중화에 나섰다. 대중화의 첫걸음은 다양한 비즈니스 도구를 만드는 일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AI 등 첨단 기술을 소규모 사업자와 창작자가 각자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일상의 도구로 만들어내는 게 네이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기술의 도구화 사례로 꼽는 것 중 하나는 메신저 서비스 '네이버 톡톡'이다. 현재 네이버 톡톡은 쇼핑몰 이용자들의 자주묻는 질문에 자동응답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운영자를 대신해 실시간 재고 상황과 배송 상태 등을 바로 안내할 수 있다. 네이버 톡톡과 대화한 이용자의 12.4%는 실제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에는 사업자 대신 주문을 받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용자 개인의 취향을 읽어 사업자보다 더 예리하게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기계의 자동응답을 듣는 게 아니라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의 사업 단계별로 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AI 비즈니스 어드바이저'도 개발 중이다. ◆O2O 스타트업도 챗봇 열풍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AI 챗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챗봇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과 이용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준다는 전략이다. 전화나 게시판 문의 감소에 따른 가맹점의 인건비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AI 프로젝트 '배민 데이빗'을 가동하고 챗봇 개발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프로젝트에 100억원을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숙박 예약 앱 '여기어때'는 지난 3월 챗봇 '알프레도'를 도입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고객센터가 바쁜 오후 4시~6시에 챗봇을 실행하는 사람이 많다"며 "빠른 고객센터 연결과 숙소 추천을 원하는 이용자가 주로 챗봇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끝)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그래픽=강동희 한경닷컴 기자 ar491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