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북핵 해결 노력이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독자적인 대북(對北) 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는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송환 엿새 만에 사망한 지 하루 뒤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웜비어가 사망하자 “북한은 잔혹한 정권” “웜비어 사망은 완전히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안 하면 미국이 북핵을 해결하겠다”고 언급했다. FT는 “웜비어 사망사건이 김정남 피살 때처럼 미국의 대북 정책을 강경한 방향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회동 의사가 여전한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분명히 (북미 정상회담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북측과 웜비어 송환문제를 교섭한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출석시킨 가운데 22일 비공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