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당선 도우려…미국 대선 때 해킹 직접 지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사진)의 당선을 돕기 위해 해킹을 직접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이 같은 내용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를 받았다. 이 보고서는 푸틴이 러시아의 해킹팀에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패배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입게 하라”는 대담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CIA는 러시아 정부 내에 심어놓은 정보통으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입수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전 러시아에 보복하기 위해 러시아 네트워크망에 해를 가할 수 있는 ‘디지털 폭탄’을 심는 프로그램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의 지난 2월14일 대화를 녹취한 테이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22일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나는 내가 코미와 대화한 내용을 담은 ‘테이프들’이나 녹취록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적었다. 이 테이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이 진실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테이프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사) 방해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는 없었으며 거의 모두가 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내통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코미와 매우 좋은 친구 사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