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6·19 대책은 1차 경고"…다주택자에 전면전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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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투기와의 전쟁'
취임식서 통계 보여주며 '편법 거래' 정조준
보유세 인상·자금출처 조사 강화 등 예고
전문가들 "거래량 보면 실수요자들이 산 것…증가율만 보고 정책 결정 땐 부작용 우려"
취임식서 통계 보여주며 '편법 거래' 정조준
보유세 인상·자금출처 조사 강화 등 예고
전문가들 "거래량 보면 실수요자들이 산 것…증가율만 보고 정책 결정 땐 부작용 우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다주택자에 대해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이례적으로 프레젠테이션(PT)자료까지 쓰면서 “주택 과열 양상은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 다주택자의 투기적 편법 거래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강남4구뿐 아니라 용산, 은평, 마포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량이 전년에 비해 늘기는 했지만 절대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집값 급등의 원인을 투기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교통 지역균형발전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음에도 취임사의 대부분을 집값 대책에만 할애한 것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 “통계 왜곡 소지”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무주택자의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6%를 기록했다. 반면 3주택자와 5주택자 이상은 각각 6.2%와 7.5%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다주택자 거래량 증가율이 더 컸다. 무주택자의 거래량 증가율은 -2.1%인 반면 3주택자 증가율은 5.6%, 5주택 이상 증가율은 29.6%를 기록했다.
김 장관이 주목한 강남4구의 경우 증가율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달 강남4구 무주택자 거래량은 전년 동월보다 9.1% 늘었다. 반면 3주택자는 47.8%, 5주택자 이상은 53.1%로 훨씬 높았다. 그러나 김 장관의 프레젠테이션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조차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적인 거래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추이로 볼 때 의미는 있으나 프레젠테이션에서 증가율만 내세운 건 통계 과장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강남4구의 주택거래량(3904건) 중 무주택자와 1주택자 비중은 84%(3261건)에 달했다. 4주택자 거래량(61건)과 5주택자 거래량(98건)은 각각 1.56%와 2.51%에 그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을 갈아타려는 1주택자도 사실상 실수요자인 만큼 지난달 강남권 매매거래는 대부분 실수요자에 의해 이뤄졌다”며 “집값 상승이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세력 때문이라는 분석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강동구의 경우 4주택자 거래량(4건)은 전년 동월(6건)에 비해 33.3% 줄었다. 감소율로 보면 투기행위가 크게 줄어든 것 같지만 건수로 보면 2건 감소에 불과하다. 김 장관이 이날 취임사 뒷부분에서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한다는 지적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할까
김 장관의 ‘전쟁 선포’에 따라 당국의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자금출처 조사 등 조치가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이 제시한 강남4구 29세 이하 거래량 증가율은 사실상 이를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29세 이하 주택거래량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3.9%로 나타났다. 30대 이하와 40대 이하 거래량 증가율이 -3.5%, -2.7%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남4구에선 29세 이하 거래량(134건) 증가율이 5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다른 연령대는 마이너스 혹은 5~10%대 증가율에 그쳤다. 그러나 연령별 통계에서도 29세 이하의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 거래량(622건, 3.4%)은 미미했다.
익명을 요청한 주택금융 전문가는 “다주택자 자녀들에 대한 자금출처 소명 및 증여세 납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가운데 재산세 인상은 이른 시일 내에 조정이 가능한 공정시장가액 비율(주택 60%)을 먼저 높이고, 내년 이후 세율을 올리는 방안이 예상되고 있다. 주택 관련 종합부동산세는 누진 구간이 시작되는 6억원 이상(가구별 주택 합산) 구간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그러나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량이 전년에 비해 늘기는 했지만 절대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집값 급등의 원인을 투기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교통 지역균형발전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음에도 취임사의 대부분을 집값 대책에만 할애한 것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 “통계 왜곡 소지”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무주택자의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6%를 기록했다. 반면 3주택자와 5주택자 이상은 각각 6.2%와 7.5%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다주택자 거래량 증가율이 더 컸다. 무주택자의 거래량 증가율은 -2.1%인 반면 3주택자 증가율은 5.6%, 5주택 이상 증가율은 29.6%를 기록했다.
김 장관이 주목한 강남4구의 경우 증가율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달 강남4구 무주택자 거래량은 전년 동월보다 9.1% 늘었다. 반면 3주택자는 47.8%, 5주택자 이상은 53.1%로 훨씬 높았다. 그러나 김 장관의 프레젠테이션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조차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적인 거래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추이로 볼 때 의미는 있으나 프레젠테이션에서 증가율만 내세운 건 통계 과장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강남4구의 주택거래량(3904건) 중 무주택자와 1주택자 비중은 84%(3261건)에 달했다. 4주택자 거래량(61건)과 5주택자 거래량(98건)은 각각 1.56%와 2.51%에 그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을 갈아타려는 1주택자도 사실상 실수요자인 만큼 지난달 강남권 매매거래는 대부분 실수요자에 의해 이뤄졌다”며 “집값 상승이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세력 때문이라는 분석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강동구의 경우 4주택자 거래량(4건)은 전년 동월(6건)에 비해 33.3% 줄었다. 감소율로 보면 투기행위가 크게 줄어든 것 같지만 건수로 보면 2건 감소에 불과하다. 김 장관이 이날 취임사 뒷부분에서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한다는 지적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할까
김 장관의 ‘전쟁 선포’에 따라 당국의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자금출처 조사 등 조치가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이 제시한 강남4구 29세 이하 거래량 증가율은 사실상 이를 위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29세 이하 주택거래량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3.9%로 나타났다. 30대 이하와 40대 이하 거래량 증가율이 -3.5%, -2.7%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남4구에선 29세 이하 거래량(134건) 증가율이 5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다른 연령대는 마이너스 혹은 5~10%대 증가율에 그쳤다. 그러나 연령별 통계에서도 29세 이하의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 거래량(622건, 3.4%)은 미미했다.
익명을 요청한 주택금융 전문가는 “다주택자 자녀들에 대한 자금출처 소명 및 증여세 납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가운데 재산세 인상은 이른 시일 내에 조정이 가능한 공정시장가액 비율(주택 60%)을 먼저 높이고, 내년 이후 세율을 올리는 방안이 예상되고 있다. 주택 관련 종합부동산세는 누진 구간이 시작되는 6억원 이상(가구별 주택 합산) 구간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