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란 단어 쓰지않은 김상조 위원장 "기업 제재 능사 아니다…스스로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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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장-4대 그룹 정책간담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저자 강의 들어서 감사"
정진행 현대차 사장 "산업 특수성 감안해 규제 한다고 해 안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저자 강의 들어서 감사"
정진행 현대차 사장 "산업 특수성 감안해 규제 한다고 해 안심"
“자주 만나서 서로의 어려움과 발전방향을 소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저자직강’을 들어서 감사한 시간이 됐습니다.”(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하겠다고 (김상조 위원장이) 말씀하셨습니다. 안심이 됩니다.”(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2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간 정책간담회’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했다. 간담회 시작 20분 전 열린 티타임에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소파에 둘러앉은 권오현 부회장, 정진행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오후 2시 시작된 간담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외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바로 간담회에 참석한 권 부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모두발언했다. 발언 내내 부정적인 뉘앙스의 ‘재벌’이란 단어 대신 ‘대규모 기업집단’이란 표현을 쓰며 참석자를 배려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의 경영 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부탁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기업집단들은 한국 경제가 이룩한 놀라운 성공의 증거”라고 치켜세운 뒤 “경청하겠고 협의할 것이며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아쉬움을 숨기진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없었던 것에 기업들도 뒤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후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권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나 정부나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어떤 분야에서는 방법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한쪽만 옳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화두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여서 그쪽 정책 방향을 안 물어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개별 기업·그룹과도 적절히 만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 소규모로 자주 만날 것”이라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하겠다고 (김상조 위원장이) 말씀하셨습니다. 안심이 됩니다.”(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2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20층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간 정책간담회’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했다. 간담회 시작 20분 전 열린 티타임에서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소파에 둘러앉은 권오현 부회장, 정진행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오후 2시 시작된 간담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외출장에서 귀국하자마자 바로 간담회에 참석한 권 부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모두발언했다. 발언 내내 부정적인 뉘앙스의 ‘재벌’이란 단어 대신 ‘대규모 기업집단’이란 표현을 쓰며 참석자를 배려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의 경영 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부탁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기업집단들은 한국 경제가 이룩한 놀라운 성공의 증거”라고 치켜세운 뒤 “경청하겠고 협의할 것이며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아쉬움을 숨기진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성장이 국민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없었던 것에 기업들도 뒤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후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은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권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이나 정부나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어떤 분야에서는 방법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한쪽만 옳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화두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여서 그쪽 정책 방향을 안 물어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개별 기업·그룹과도 적절히 만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 소규모로 자주 만날 것”이라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