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민박)이 24일 오후 3시 ‘우리민속한마당 토요상설공연’ 1000회를 기념해 특별공연을 펼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이 들려주는 춘향가를 비롯해 사물놀이, 창작국악, 한국무용 등 다양한 전통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1994년부터 토요일마다 민박 대강당에서 열려온 우리민속한마당 토요상설공연은 20년 넘게 전통공연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하며 민박의 대표적인 주말공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전통문화를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라 매주 함께 하는 단골 관람객들도 많다.
토요상설공연은 공연자들에게도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여서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일제강점기 왕립음악기관이던 이왕직아악부 2기생 중 무동(舞童)으로 뽑혀 순종황제 앞에서 공연을 펼쳤던 ‘마지막 무동’ 김천흥(1909~2007)은 140회 토요상설공연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경기12잡가로 유명했던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기능보유자 묵계월(1921~2014), 한국춤의 명인이자 ‘이매방류’로 잘 알려진 이매방(1927~2015)도 각각 제453회 공연과 제552회 공연의 무대에 섰다. 수많은 예인들이 이 무대를 거쳐갔고, 지금도 신진 국악인들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1000회 특별공연은 신영희 명창 외에도 이매방의 춤과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류무용단,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 광개토사물놀이의 무대 등 지금까지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국악인들의 무대로 꾸며진다. 신영희 명창은 고수 신규식의 북 장단에 맞춰 춘향가 중 ‘사랑가’와 ‘십장가’를 부른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다양하게 표현한 ‘사랑가’는 춘향가 중 가장 오래되고 인기 있는 대목이다. ‘십장가’는 변사또의 수청 요구를 거부한 춘향이 매를 맞으면서도 정절을 주장하는 대목으로, 한껏 고조된 비장미가 특징이다. 류무용단의 부채춤·창작무용 ‘사랑가’·진도북춤, 광개토사물놀이의 문굿&비나리, 창작타악합주 메가드럼, 판굿놀음 등도 펼쳐진다.

민박 관계자는 “이번 1000회 기념공연을 통해 관람객들이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박물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말 오후, 전통문화의 향연과 함께 무더위를 피해보면 어떨까. 서화동 문화선임기자